제176화
이틀이 지나자 이진아는 겨우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일주일 내내 강현우의 수면제 역할을 하느라 침대에 누워서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
아침에 편안하게 샤워를 마친 그녀는 브라운 베이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소파에 앉아 아침 신문을 읽고 있던 강현우는 그 말을 듣고서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이진아는 서둘러 설명했다.
"교외에 있는 고산 병원 말이에요. 전에 원장님을 설득해서 이사시키려고 했던 거 기억하시죠? 요즘 다쳐서 못 갔는데 이제부터 열심히 찾아봬야죠. 대표님, 저를 해고할 생각은 없으신 거 맞죠?"
강현우는 신문을 움켜쥐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일주일 내내 잠을 푹 자서 그런지 얼굴색이 한결 나아져 보였다.
"누가 널 해고하겠대?"
이진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어느새 얼굴이 환해졌다.
"그럼 됐어요, 다행이에요. 맡겨준 일은 꼭 처리하고 올게요."
유지숙을 일주일이나 방치한 만큼 이제는 만날 때가 되었다. 동시에 이번 교통사고의 진상을 조사하기에도 좋은 기회였다.
운전하며 휴대폰을 꺼냈는데 이미 꺼져 있었다. 급히 충전을 시작했지만 일주일간 실종 상태였음에도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박여진뿐이었고 왜 집에 안 들어오냐는 내용이었는데 이미 3일 전의 일이었다. 굳이 답장할 필요가 없었다.
교외 병원으로 운전해서 향하던 중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역시 박여진이 보낸 메시지였다.
[이씨 가문에서 진아 씨가 죽었다고 하던데 무슨 말이에요?]
이진아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음표를 보냈다.
[살아있으면 됐어요. 마음에 드는 친구가 흔치 않은데 괜히 속상할뻔했잖아요. 이씨 가문에서 장례를 준비한다고 들었어요. 동생인 이수아가 주도하고 있는 모양인데, 꽤 그럴싸하더라고요.]
이진아는 어이없었지만 이수아가 주도한다는 사실에 납득이 갔다.
그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세상에서 가장 기뻐할 사람이 이수아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땅속에 묻히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게 틀림없다.
그녀는 박여진에게 이수아의 최근 은행 계좌 변동을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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