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7화

이진아는 병원을 나서던 길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하품을 크게 했다. 졸음이 심하게 쏟아지는 듯했다. 그런데 차에 올라타자마자 뒷좌석에 누군가 있다는 걸 감지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에 뒤돌아보려던 찰나 뜨거운 키스가 그녀를 덮쳤다. 그녀의 차는 병원 입구의 큰 나무 아래에 주차되어 있었다. 빽빽한 나뭇잎이 그늘을 드리웠고 자동차는 완전히 어둠 속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상대가 누구인지 이진아는 단번에 알아챘다. 바로 Z였다. 손을 들어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키스를 더욱 거칠게 몰아붙였다. “나한테 거짓말했네요.” 그의 목소리에 분노와 서러움이 뒤섞여 있었는데 당장이라도 그녀의 숨통을 끊어버릴 기세였다. 이진아는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외딴곳의 낡은 집에서 혼자 살고 있잖아. 어떻게 갑자기 여기에 나타난 거지?’ “제트, 숨 막혀요. 일단 좀 놔줘요.” 하지만 그녀를 놓아주기는커녕 운전석에서 뒷좌석으로 잡아끈 다음 꽉 껴안았다. 이진아는 그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화가 난듯했다. 그녀는 손을 들어 Z의 등을 토닥이면서 달래려 했다. 하지만 Z가 원하는 위로는 몸으로 하는 위로뿐이었다. 이진아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능숙하게 안으로 파고들더니 어떤 말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제트!” 그녀도 조금 화가 났다. 지금 너무 피곤하고 내일 해야 할 일 때문에 빨리 집에 가서 자고 싶었다. 하지만 남자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끈질기게 매달렸고 차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진아가 입을 열려던 순간 그는 그녀의 어깨를 세게 깨물었다. 마치 그녀가 거짓말했다고 물어뜯어 죽일 것처럼. 그녀는 너무도 아파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이런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그의 볼에 입맞춤했다. “화내지 말아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여기서 그 사람을 밤새 간호할 생각도 없었고요. 안 그래도 지금 집에 가서 잘 참이었어요.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제발 빨리 끝내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