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9화

한편 서우빈과 함께 차에 탄 유지현은 그의 품에 기대앉아 속삭였다. “오빠, 그거 알아? 서연이도 이진아 엄청 싫어해. 죽이고 싶어 할 정도라니까. 오빠가 이진아랑 협력하면 좋을 거 하나도 없어.” 유씨 가문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유지현은 어쩌다 서우빈을 만났다. 서우빈은 서씨 가문과 친척 관계라고 했지만 정확한 관계는 몰랐다. 다만 서씨 가문에서 그를 지원하는 것을 보니 상당히 중시하는 것 같았다. 유지현은 평상시에 강서연에게 아부하며 간신히 재벌들을 접촉할 수 있었다. 까놓고 말해서 강서연의 충실한 개였던지라 늘 꾸중과 모욕을 당하며 살았다. 그녀는 마음속에 깊은 욕망을 품고 있었다. 권력자와 엮여 강서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욕망... 이제 더 이상 천한 취급을 당하는 것은 싫었다. 하지만 이 바닥은 냉혹했다. 결혼은 서로의 배경을 따져야 하는데 유씨 가문에서도 존재감이 없는 그녀에게 누가 손을 내밀겠는가? 그러던 중 유지현은 서우빈과 서씨 가문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나중에 서우빈이 출세하면 그녀도 모든 이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오빠, 아직 얘기 안 했잖아. 대체 서씨 가문이랑 무슨 사이야? 혹시 서하늘 씨를 형이라고 불러야 해?” 유지현은 서하늘을 여러 번 본 적이 있었지만 이 남자는 단 한 번도 그녀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서하늘은 너무나 차갑고 도도한 인물이다. 그런 그와 친척이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다. 한편 서우빈은 서하늘의 이름이 나오자 몸을 떨었다. 억지로 태연한 척했지만 목소리는 화가 난 듯 격앙되어 있었다. “그 사람 얘기는 왜 꺼내는데?” 유지현은 흠칫 놀라서 입을 다물었다. “오빠, 그분 싫어해?” 서우빈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 아예 신경 안 써. 서씨 가문에서 내 위치는 서하늘과 비슷해. 원래 서로 증오해야 맞는 사이지. 지금 서씨 가문에서 나를 밀어주는 건 일단 내 능력을 시험해보려는 거야. 서하늘은 날 못마땅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