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0화
이진아는 30분이나 소리쳤다. 목이 다 나갈 지경이지만 아래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기운이 쭉 빠져 몸을 안으로 당겼다.
강현우의 손은 여전히 그녀의 허리에 놓여 있었다. 초조함에 얼굴이 붉어진 그녀를 보며 남자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는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욕실 넓으니까, 앉아.”
그도 그럴 것이 이 집 욕실은 정말 넓었다.
편하게 앉을 만한 곳도 몇 군데 있지만 누가 욕실에서 밤을 새우고 싶을까?
이진아는 아무 데나 기대앉았다.
한편 강현우는 그녀 옆에 앉아 눈을 지그시 감았다.
이런 고요의 침묵이 그녀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강현우와의 관계가 늘 어색하다고 느껴왔으니까.
강현우의 손에 끼워진 반지는 그들이 부부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켰다.
이진아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조용히 엉덩이를 옆으로 옮겼다.
다만 강현우는 아무런 반응 없이 줄곧 묵묵히 앉아 있었다.
이진아는 견디다 못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다 실수로 욕실 조명 스위치를 건드렸고 켜져 있던 불이 순식간에 꺼졌다.
다시 켜려고 손을 더듬는 순간, 그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불, 켜.”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한없이 나약해졌다.
이진아는 얼른 불을 켜고 성큼성큼 다가가 그의 곁에 섰다.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그녀는 순간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이 남자... 혹시 어둠을 무서워하는 걸까?
“대표님...”
차마 물을 수 없어 옆에 있던 티슈를 뽑아 그의 땀을 닦아주었다.
별안간 강현우가 그녀의 손을 잡고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이진아는 문득 그가 잠을 잘 때도 침대 옆에 스탠드를 켜놓는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날 밤, 그의 침실에 들어갔을 때도 방 안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혹시 강현우가 정말 어둠을 무서워하는 걸까?
하지만 그가 겪은 일들을 생각하면 이렇게까지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낼 리 없는데.
“죄송해요. 실수로 눌렀어요.”
강현우의 입술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내저으며 남자의 손을 놓아줬다.
그러고는 다시 그의 옆에 앉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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