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1화

자신은 이런 부분에서 매우 예민해야 할 텐데,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강현우의 다정한 행동에 몹시 거부감을 느껴야 할 텐데 왜 깍지를 끼고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까? 마치 가슴보단 머리가 이 친밀감을 더 솔직하게 받아들인 것만 같았다. 이진아는 침대에 누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벌써 사흘째 불면증에 시달리는 그녀였다. 결혼 후 매일 이 세상에 대해 의심하고 있었다. 모든 게 비현실적이었으니까. 강현우와 결혼한 것 자체가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었다. 밤잠을 설치고 일어난 그녀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계속 이대로라면 조만간 브라운 베이에서 죽을지도 모른다...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는데 가정부가 아침 식사를 하러 내려오라고 했다. 입맛이 없던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몸을 돌렸다. “안 먹을래요.” “사모님, 혹시 생리 시작하셨어요?” 깜짝 놀라서 화장실에 뛰쳐 가 확인했더니 정말 생리가 시작됐다. 전처럼 기절할 정도로 아프진 않았지만 몸이 으슬으슬 춥고 불편했다. 거울 속 초췌한 자신을 보며 한숨을 내쉰 후,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가정부들은 그녀의 안색에 바로 생강차를 끓이기 시작했고 난방 온도를 최대로 올렸다. “사모님, 해물 죽이에요. 좀 드세요.” 보기에도 감칠맛 나는 죽에 그녀가 수저를 들었다. 다만 가까운 곳에 앉아 있는 강현우를 보자 결국 참지 못하고 가정부에게 말했다. “대표님은 해산물 알레르기 있어요.” ‘설마 벌써 먹는 건 아니겠지?’ 가정부가 환하게 웃었다. “네, 저희도 알고 있어요. 사모님께서 이렇게 대표님 걱정하실 줄은 몰랐네요. 걱정 마세요. 대표님이 알레르기 있는 음식은 저희가 다 피해서 준비해드리고 있어요.” 이어서 강현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모님께서 대표님 알레르기도 기억하고 계시네요.” 강현우는 손에 든 신문을 보며 안색은 다소 창백했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요.” 이진아는 숟가락을 쥔 채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사실 그런 게 아닌데... 단지 전에 알레르기 때문에 워낙 많은 일이 있었고 그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