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2화
이진아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의식을 되찾고 강현우를 처음 본 날부터 그녀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둘은 서로 다른 세상 사람이라는 것을.
하지만 구체적으로 설명하라고 하면 딱히 말할 수도 없었다. 그건 단지 본능적인 느낌이니까.
혹은 그녀의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방어기제를 발동한 것인지도 몰랐다.
그의 뛰어난 교양에 수없이 감탄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강현우가 누구보다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경고하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이참에 더욱 직설적으로 말했다.
“대표님과 결혼하고 싶은 여자들은 많겠지만 저는 싫어요. 전 정말 대표님이 별로거든요. 앞으로 몇십 년이 지나도 대표님을 좋아할 일은 없을 거예요. 잠재의식 속에서 대표님은 제가 찾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거든요.”
말이 떨어진 순간, 주변 공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마치 숨겨져 있던 맹수가 풀려난 듯한 기운에 그녀는 온몸에 식은땀이 솟았다.
황급히 강현우를 올려다보았는데 그는 여전히 무심한 표정이었다. 방금 그 순간의 살벌함과 아찔함은 전부 그녀만의 착각이었던 걸까?
침을 꿀꺽 삼킨 그녀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제야 등줄기에 땀이 흥건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실에 있던 가정부들은 진작에 자리를 피했고 어느덧 단둘만이 남겨져 있었다.
별안간 강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몇 걸음 앞으로 걷다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이진아는 너무 놀란 나머지 펄쩍 뛰었다. 아무도 없는 지금, 사람들이 그녀 때문에 강현우가 쓰러졌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이진아는 황급히 그를 부축하며 소리쳤다.
“사람 살려요! 현우 씨 쓰러졌어요!”
그 시각, 주지훈은 2층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곧이어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고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됐다. 나도 지쳤어.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이진아는 목이 터지라 소리쳤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는 울화가 치밀었다.
이 별장 사람들은 왜 결정적인 순간에 아무도 도움이 안 되는 걸까?
주지훈도 마찬가지였다. 강현우 곁을 늘 지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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