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9화
그녀는 뒤돌아 그대로 나가버렸다. 극도로 화가 나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강현우가 이런 식으로 행동한 게 처음도 아닌데 왜 매번 속아 넘어가는 걸까?
문밖으로 나가자 마침 들어오려던 주지훈과 마주쳤다.
주지훈은 또다시 화가 난 그녀를 보며 넌지시 물었다.
“사모님, 무슨 일 있으세요?”
이진아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대표님께 직접 물어봐요.”
이제 그녀는 대답하기조차 귀찮았다.
쾅!
침실 문을 닫고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한편 주지훈은 안방 문을 열려다가 그제야 손잡이가 고장 난 걸 발견했다.
그는 창가에 앉아 있는 강현우를 바라보았다.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다른 손으로는 숟가락을 쥔 채 죽을 휘젓고 있었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는데 꽤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주지훈은 이내 짐작했다.
‘드디어 달콤함을 맛보셨군.’
그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내일 아침에 욕실 문과 안방 문을 수리할 사람을 불렀다.
그 시각, 이진아는 침대에 누웠지만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일어나 욕실로 가서 눈가의 다크서클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세수를 했다.
정말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 꼭 마치 미지근한 물에 서서히 익어가는 개구리가 된 기분이었다.
이건 정말 별로였다.
하루빨리 브라운 베이를 떠나야 한다.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다시 별장 주변을 걷기 시작했다. 담벼락 앞에 서서 고개를 들었더니 어둠 속에서 갑자기 아주 작고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앞으로 200걸음 가서 왼쪽으로 돌면 쪽문이 하나 있어. 거기 지금 아무도 없을 거야.”
처음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사방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서둘러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걸어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서 쪽문을 발견했다.
늘 굳게 닫혀 있던 쪽문이 지금은 활짝 열렸다.
이진아는 다소 의아했다. 강현우의 브라운 베이 경비는 철통같은데 오늘 밤 갑자기 틈이 생기다니?
순간 그녀의 눈가에 한 줄기 희망이 스쳤다. 이제 막 발을 내디디려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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