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하지만 너무 피곤했고 온몸이 아플 정도로 지친 상태였다. 게다가 열도 아직 나고 있어서 답장을 할 수가 없었다.
자고 일어나니 이미 이튿날이었고 열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
다행히 사과가 이미 다 팔려서 그녀는 간단히 씻고 뭐 좀 먹으려고 방문을 나섰다.
식당에 도착하니 강현우도 있었고 그 앞의 테이블에는 먹을 것이 가득 놓여 있었다.
배가 미친 듯이 고팠던 그녀는 직원에게서 이미 아침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상태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뻔뻔하게 강현우의 음식에 눈독 들일 수밖에 없었다.
“대표님.”
한마디 했을 뿐인데 강현우는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린 듯 손끝으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앉아.”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정말 배가 많이 고팠다.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허약해 보이는지 그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입술은 하얗게 질려 있고 며칠 사이에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
마지막 국물을 다 마셨을 때 갑자기 큰 손이 그녀의 이마에 떨어졌고 순간 그녀는 돌처럼 굳어졌다.
강현우의 손길이었다.
그는 손끝의 온도마저 차가운 사람이었다.
“열이 나네.”
그가 이내 손을 거두었다.
정신이 든 그녀는 이내 손을 뻗어 이마를 짚어보았다.
“약을 먹었는데도 효과가 없네요. 이따가 돌아가서 조금 자면 괜찮아질 거예요.”
목이 잠긴 그녀는 말하는 것조차 힘이 없어 보였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목 한쪽으로 쏠렸다. 등에서부터 퍼진 흔적으로 온통 시퍼렇게 변해 있었다.
“다친 거야?”
다친 게 맞았다. 전북에 온 첫날밤 갈퀴에 맞았고 며칠 동안 등이 계속 따끔거렸다.
저녁에 샤워할 때 거울을 보니 등 전체가 푸르스름한 것이 매우 끔찍해 보였다.
“먹고 가서 쉬어.”
“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갑자기 이 사람이 그렇게 차갑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젯밤에는 온천을 즐길 겨를이 없었다. 밥을 먹고 난 뒤, 조금 쉬었다가 호텔에서 준비해 둔 가운을 챙겨 들고 직원이 추천한 온천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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