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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된 연애리셋된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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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그가 너무 침착한 탓인지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는데 이제는 좀 진정되었다. 어쩌면 그녀의 몸매는 그한테 특별한 점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여자에게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니까. 그 생각을 하니 많이 편해졌다. 온천은 정말 편안했다. 지금 당장 나가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아예 뒤로 기대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발소리가 들리더니 주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알아냈습니다. 이번에 전남까지 따라와 대표님을 죽이려던 자들은 강도윤이 보낸 자들입니다.” 강도윤? 강서준의 아버지잖아? 이진아는 주지훈이 자신을 볼까 봐 두려웠다. 워낙 주지훈이 그녀에 대한 인상이 안 좋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몸을 온천탕 안으로 숨겼다. 온천탕 옆까지 다가온 주지훈은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강도윤은 어리석게도 뭐든 흔적을 남기네요. 저희도 반격을 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이진아는 물속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잘 들을 수 없었지만 굴절된 수면을 통해 온천탕 옆에 서 있는 주지훈을 볼 수 있었다. 이럴 때일수록 그녀는 더더욱 수면 위로 나타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지금은 강현우의 가운을 입고 있었고 강현우가 함께 온천탕에 있었던 사실을 주지훈이 알게 된다면 그녀를 총으로 쏴 죽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분명 그녀가 악의적으로 강현우를 유혹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죄명을 그녀는 감당할 수가 없다. 강현우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고 수면 위로 숨으려고 애쓰는 여자의 모습이 훤히 보였다. 다만 주지훈이 서 있는 곳에서는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 그가 눈을 내리깔며 입을 열었다. “그럴 필요 없어.” 강도윤이 어리석지 않았다면 차수현이 안방 자리를 차지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강서준이라는 아들이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잠시 후, 주지훈이 자리를 뜨려는 순간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남 쪽과는 얘기가 어떻게 됐어?” 주지훈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 이미 오기 전부터 얘기가 다 끝난 상황이 아니었던가? 전남은 개발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았다. 오히려 전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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