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8화

그녀는 짜증을 냈지만 강현우는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보며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이진아는 왠지 모르겠지만 이 남자가 오늘 밖에서 기분 안 좋은 일을 겪은 것 같았다. 그래서 이렇게 자신을 놀리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한 손으로 그의 손목을 잡아 매정하게 치웠다. 강현우도 더 이상 힘을 주지 않고 순순히 손을 놓았다. 사탕은 완전히 녹아버렸다. 마치 그의 마음을 어지럽히던 복잡한 일들처럼 함께 녹아 없어진 것 같았다. 그는 몸을 돌려 집 안으로 향했다. 이진아는 따라가지 않고 손을 들어 입술을 만져봤다. 입안에는 여전히 단맛이 감돌았고 탁자 위에는 뜯지 않은 사탕들이 몇 개 더 놓여 있었다. ‘무슨 사탕인지 꽤 맛있네?’ 한편 강현우는 주지훈이 문을 열고 들어와 책상 위에 자료를 놓자 그제야 멍하니 있던 상태에서 벗어났다. “대표님, 오후에 처리해야 할 자료입니다. 6시에 본가에서 식사하셔야 합니다.” 강현우는 못 들은 척하며 여전히 자신의 손가락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에 주지훈이 한숨을 쉬었다. ... 차수현의 장례는 빠르게 치러졌다. 강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떠나자 강서준은 사람을 시켜 유골함을 가져가게 했다. 강도윤은 아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넋이 나간 듯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보며 왠지 모르게 씁쓸함을 느꼈다. 솔직히 말해 자신과 차수현의 관계는 썩 좋은 편이 아니지만 그녀는 이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강도윤은 자신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여자들에게 늘 그런 식이었다. 누구든 자신을 즐겁게 해주는 여자가 있으면 그 여자가 옆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가 키운 아들이 어쩌면 본인보다 더 쓰레기 같았다. “서준아, 엄마 무덤에 가보지도 않을 거니?” 추모공원 위치는 강도윤이 직접 정했다. 아들인 강서준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는 차 쪽으로 가더니 바로 올라탔다. “저는 볼일이 있어서요.” 강도윤은 울화가 치밀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