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7화
그녀는 이토록 오랫동안 조심스럽게 최미경의 환심을 샀다.
이 사람만 자기편에 서준다면, 강현우가 결혼하지 않는 한 기회는 있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강현우가 조금만 위협하자 최미경은 이미 항복해버렸다.
서이현은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지만 여전히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사님, 알겠어요. 일단 이 문제는 잠시 접어두죠. 전 그 누구보다도 현우 씨의 건강이 걱정돼요. 현우 씨를 향한 제 사랑도 변함없고요..”"
그녀의 말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숨어있었다.
“나중에 이진아가 현우 씨에게 상처를 준다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여사님의 말씀대로 저 역시 현우 씨가 죽는 걸 지켜볼 순 없어요. 저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현우 씨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니까요..”"
마지막 한마디는 거의 속삭임처럼 흘러나왔다.
“다만, 제 마음을 다잡을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럼 전 끊을게요. 여사님, 건강히 계세요.”
한 마디 한 마디 빈틈없고 조리 있는 그 말에 최미경은 크게 감동했다.
‘아, 왜 현우는 이현을 보지 못하는 걸까... 참으로 원통한 노릇이로구나.'
강현우가 브라운 베이로 돌아왔을 때 구석에 숨어있던 블랙맨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죽음으로 협박했습니다. 저는...”
강현우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내가 분명히 말했지. 진아는 네가 지켜야 할 사람이라고.”
“저...”
그는 언어 체계에 결함이 있는 듯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몰라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강현우는 이마를 문지르며 여전히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진아를 찾아온 뒤에 얘기하자.”
블랙맨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났다.
강현우는 두어 번 기침하고 계단을 올라갔다.
그의 매 순간은 두개골 속의 고통을 참으며 말하는 것이었고, 혐오스러운 의식은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이미 거의 억누르기 힘들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다.
천살고성이라 불리는 명궁으로 오직 재앙만을 안겨주는 운명이라고 했다.
이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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