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9화
소민준은 마음속에 매우 대담한 추측을 했다.
‘또 이진아인 건 아니겠지?’
“누구 찾으세요?”
“내 아내인데 이진아라고 해요.”
“아, 부인이시군요.”
그는 무심코 이 말을 하고는 갑자기 목소리가 갈라졌다.
“누구? 누구라고요? 강현우 씨의 아내라고요? 언제 결혼했어요? 어떤 여자가 이런 무뚝뚝한 사람이랑 결혼했는데요? 아, 이진아라고 했죠? 뭐요? 이진아라고요? 어떻게 또 이진아죠?”
말을 마치자 자기가 실수한 걸 깨달은 걸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
상대방은 무언가를 눈치챈 건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소민준은 후회가 밀려왔다.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이번에는 받지 않았다.
‘저 남자는 너무 예민하네. 단 한 마디 실수로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왔다는 걸 눈치챈 모양이야.’
소민준은 휴대폰을 거두고 위층으로 올라가 의사를 이진아의 병실로 끌고 갔다.
“치료해. 죽어라 치료해서 빨리 깨우라고.”
목덜미가 눌린 의사는 불편해하며 말했다.
“도련님, 이미 말씀드렸잖아요? 조용히 깨어나기만 기다리면 된다고요.”
“안 돼. 지금 당장 깨워야 해. 자극할 수 있는 약 같은 거 없어?”
“더 자극하면 바보가 아니더라도 바보처럼 되어버려요. 도련님,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이번에 이분에게 주입된 것은 고농도 약제였다고요. 당일 밤에 깨어났을 때 의식이 있었다면 그 의지력은 그저 무서울 정도로 강하다는 뜻이에요. 지하 격투장에서 많은 남자가 이 약제 앞에 쓰러졌는데 이분은 여자잖아요. 한 달 안에 회복할 수만 있다면 이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침대 위의 사람이 천천히 눈을 뜨는 것을 보았다.
소민준의 눈에 희색이 감돌더니 서둘러 의사를 밀쳐내고 말했다.
“이진아 씨, 드디어 깼어요? 내가 누군지 알겠어요? 아, 지금 자기 자신이 누군지는 알고 있어요? 바보가 되진 않았죠?”
이진아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결국 소민준에 시선을 멈추었다.
곁에 있던 의사는 그녀의 눈빛을 보며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너무 맑아서 성인의 눈빛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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