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8화
욕조는 충분히 컸다.
그는 그녀를 자신의 품에 안은 채 따뜻한 물 속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이진아의 볼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는 그녀의 살짝 벌인 입술과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 것이 보였다.
그의 팔이 조금 더 단단히 조여졌다.
몇 초를 머뭇거린 끝에 그는 서서히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찾아갔다.
그런데 그녀가 다시 눈을 떴다.
이진아는 그가 키스하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가 깨어난 것을 알아챈 강현우는 다시 움직이지 못했다.
이진아는 몇 초 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이번에는 정말로 잠이 들어 그의 가슴에 기대어 옆모습만 보였다.
강현우는 입술을 다문 채, 체념하듯 턱을 그녀의 머리카락 위에 올려놓으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를 괴롭히지 마.”
마치 칼이 그의 머리 위에 매달린 채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상태인 것 같았다.
15분 정도 욕조에 있고 난 뒤, 그는 그녀의 몸을 닦고 침대로 다시 옮겼다.
이진아는 몸의 이완을 느낀 듯, 습관적으로 이불을 둘러쓴 채 잠에 빠져들었다.
강현우는 자신의 몸에 맺힌 물기를 닦아내고 침대 옆으로 돌아와 그녀가 반쪽 얼굴을 이불 아래에 파묻은 채 아무 걱정 없는 듯 잠든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살짝 이불을 들쳐 그녀의 옆에 누웠다.
잠들 때, 그녀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옆을 더듬더니 그의 허리를 꽉 잡았다.
그는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못했다.
이렇게 뻣뻣한 자세로 밤새 잠을 청했는데 이진아는 자는 동안 여러 번 자세를 바꾸었다.
어떤 때는 그를 찾아 팔베개했고, 또 어떤 때는 허리를 껴안기도 했다.
매번 그는 몇 초간 굳어버리며 그녀가 깼는지 확인하곤 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될 때까지 그녀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는 걱정이 되어 의사를 다시 불러 검사를 하라고 했다.
검사를 마친 의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모님은 휴식이 더 필요해요.”
강현우는 침대 옆에 앉아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때 주지훈이 들어와 본가에서 전화가 왔는데 아침 식사에 참석하라고 했다.
“안 가.”
주지훈은 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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