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3화
뭔가 이상했다.
이진아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정말 이상했다.
강현우의 친밀한 행동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그녀는 또 최미경이 말한 것을 떠올렸다.
그가 절에서 꽃을 따왔다고 했다.
그녀는 그 꽃을 그에게 던졌던 걸 기억했고, 그는 그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녀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문이 다시 열리며 그가 죽 한 그릇을 들고 들어왔다.
그는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허리 뒤에 베개를 받쳐 주더니 숟가락으로 죽을 저은 후 한 숟가락을 떠서 그녀의 입가에 가져갔다.
그녀는 입을 열고 죽을 마신 후 다시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조용히 죽을 떠서 먹여 주는 동작을 반복했다.
이진아는 반쯤 배가 부르고 속이 덜 쓰리다고 느낀 후에야 입을 열었다.
“현우 씨...”
그녀는 이 단어를 내뱉고는 불편한 듯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 동작조차 그녀에게는 힘들 정도로 몸이 피곤했다.
강현우는 그릇을 들고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이 과정은 마치 심문을 기다리는 죄수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녀는 과거를 기억해내지 못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이렇게 온화할 수 있었다.
운명도 그에게는 참 관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진아는 한참을 침묵하다가 눈을 감았다.
“미안해요.”
그의 속눈썹이 살짝 떨리더니 서서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어색한 기색이 감돌았다.
“나는 현우 씨가... 현우 씨가...”
뒤이어 이어질 말들이 입안에서 맴돌았지만 차마 뱉지 못했다.
강현우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 등을 베개에 기댔다.
“미안해요... 나는 알고 있었어요. 현우 씨가 나를 대체품으로 본 줄 알았는데 진심으로 좋아했을 줄은 몰랐어요.”
최미경의 말은 그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날 밤 구덩이에 던져져 쏟아지는 흙을 바라보며 비로소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그의 두 다리를 망가뜨렸지만 그는 추궁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잘 대해준 건 그가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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