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6화
예코의 얼굴이 차가워졌다.
오랫동안 연예계에서 지낸 그녀는 남녀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들어본 적 없는 건 아니었다.
얼마나 많은 톱스타가 연애를 하다가 결국 비참한 결말을 맞이했는지 모른다.
그녀의 인생 신조에는 남자와 얽히는 일이란 단 한 줄도 없었다.
그래서 유승준을 바라보는 시선이 순간적으로 냉랭해졌다.
유승준은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며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내게 얼굴을 찌푸려?”
예코가 그의 손을 뿌리치려는 순간 유승준이 다시 말을 이었다.
“예코, 나는 그렇게 쉽게 넘어갈 성격이 아니야. 네가 아직 내게 질리지 않았다고 생각해.”
예코는 몇 초간 생각에 잠기다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좋아. 나랑 같이 우리 집에 가. 혼인신고서를 보여줄게.”
유승준의 얼굴에 묘한 표정이 스쳤다.
그 말은 마치 자신이 무리한 부탁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고개를 들며 말했다.
“하지만 지금 남편이 집에 있어. 괜찮으면 같이 만나보는 건 어때?”
유승준은 손가락을 멈칫하며 속으로 묘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예코의 입에서 ‘남편'이라는 단어가 나오니 왠지 어색했다,
그는 천천히 예코의 턱에서 손을 떼었지만 이번에는 그녀가 물고 늘어졌다.
예코는 이미 차 키를 들고 유승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유 대표, 간다고 했잖아? 마침 내가 집에 서류를 두고 왔는데 같이 가면 혼인 증명서를 보여줄게."
유승준은 그녀의 당당한 태도에 확신이 흔들려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남편이 집에 있다면서? 너 나랑 잔 사이인데 그걸 눈치챌까 걱정 안 돼?”
예코는 차분한 어조로 대답했다.
“남편은 날 믿어요. 내가 하는 말은 곧 법이라고 생각할 정도거든. 전에도 이런 적이 없었던 건 아니기도 하고.”
‘쯧, 선수라는 거야? 도대체 어떤 여자이길래 저렇게 끔찍한 말을 태연하게 할 수 있는 거지?’
유승준은 반항심이 발동해 그녀의 어깨를 바로 감싸 안았다.
“좋아. 가지. 가.”
하지만 사무실 문밖에 다다랐을 때 그녀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몇 마디만 하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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