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7화
유승준은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몸을 뒤로 빼 예코와 거리를 두었다.
예코는 그의 이런 미세한 변화를 모두 눈치채고 있었다.
방금 그 순간, 유승준의 마음에 거부감이 조금 생긴 걸 알아챘다.
그는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적어도 예전에 그가 사귀었던 그 여자친구도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타입이었다.
예코는 액셀을 밟았다. 길에서 이것저것 사느라 한 시간을 질질 끌자 유승준은 참지 못하고 말을 내뱉었다.
“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
그녀는 그쪽에서 준비가 다 끝났을 거로 생각하고서야 자신이 산 집으로 운전했다.
비록 유정혁이 결혼 준비로 집을 마련해 주었지만 그 신혼집에 거의 가지 않았다.
집이 너무 커서 나중에 애완동물을 키우게 되면 그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스튜디오 근처에 100평짜리 아파트를 따로 샀는데 평소엔 그녀 혼자 사는 공간이었다.
유승준이 고개를 들어 건물을 바라보며 눈썹을 실룩거렸다.
“여기 네 작업실에서 고작 10분 거리인데 한 바퀴를 돌고 온 거야?”
“남편이 뭐 좀 사 오라고 해서. 유 대표는 집에 잘 안 들어가던데 결혼 생활이 원래 이런 거야.”
유승준은 마음이 불편했지만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남편이 진짜 집에 있어?”
그녀는 자연스럽게 앞장서서 엘리베이터를 눌렀다.
“당연하지. 올라가기 싫으시면 내가 혼자 가서 혼인 증명서를 가져올게.”
이 세상에 유승준이 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
그는 발걸음을 내디디며 엘리베이터에 탄 채 차갑게 웃었다.
“바깥에서 바람피운 건 너야. 어쩌면 지금 불안한 사람은 너겠지.”
엘리베이터는 8층까지 올라갔다.
건물은 한 층에 한 가구만 있는 구조였다.
그녀가 신발을 갈아 신고 있을 때 문이 안쪽에서 열리더니 서른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나타났다.
보기만 해도 성실해 보이는 남자의 얼굴을 보며 유승준의 얼굴에 피어났던 미소가 옅어졌다.
그는 예코의 남편이 어떤 모습일지 수백 가지를 상상해봤지만 이렇게 평범하고 일반적인 타입일 줄은 몰랐다.
남자의 시선이 유승준에게로 향하더니 의아하게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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