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1화
강현우는 입술을 꼭 다물고 침대 머리맡에 기댄 채 상체를 일으켰다.
[이제 자.]
그 번호는 이진아가 새로 개통한 핸드폰 번호였다.
기존에 쓰던 번호로는 아무리 연락을 해도 전화도, 문자도 통하지 않았다.
강윤석이 차단해버린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막아버리면 우리를 떼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걸까?’
하지만 새 유심 하나면 충분했다.
그녀가 원한다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강현우와 연결될 수 있었다.
강현우.
그 이름을 다시 보는 순간, 이진아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저녁은 챙겨 먹었어요?]
[응.]
[내일도 강인그룹으로 도시락 보낼까요? 내일도 출근해요?]
내일은 토요일이었다.
보통이라면 당연히 쉬는 날이었지만 강현우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짧게 답장을 보냈다.
[응.]
이진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에 간다니 다행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내일이 주말이라는 걸 깨닫고 불안해졌던 찰나였기 때문이다.
...
다음 날 아침.
여느 때와 같이 그녀는 여섯 시 정각에 눈을 떴다.
조용히 부엌으로 가 아침 준비를 시작할 즈음, 소민준이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왔다.
“진아야, 강현우 씨는 진짜 복 받은 거야. 전생에 지구 하나쯤은 구했나 봐. 너 같은 아내가 어딨어? 힘들지 않아? 내가 도와줄까?”
이진아는 조용히 웃으며 손에 든 칼로 채소를 썰었다.
“오빠, 지난번에 만든 음식... 본인이 먹긴 했어요?”
그날 소민준이 도와주겠다며 나섰다가 부엌은 거의 폭탄 맞은 현장이 됐다.
그 후로 이진아는 도와주겠다는 말만 하라는 주의였고 소민준은 얌전히 소파에 앉아 아침을 기다리는 쪽으로 포지션을 바꿨다.
그렇게 며칠을 먹고 지내면서 얼굴도 좀 피고 기분도 나아진 듯 보였다.
“진아야, 들은 소문인데... 강현우 씨 곧 솔라리스 쪽으로 가서 정략결혼 한다더라. 그 여자애, 진짜 별로야. 성격 이상하고 싸가지 없고 맨날 사고치고. 우리 집에선 대접받는다고 오만하게 굴고... 나중에 너 괴롭히면 내가 꼭 도와줄게.”
이진아의 손끝이 잠시 멈췄다.
그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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