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6화
다시 깨어났을 때 그가 이진아에게 주려고 했던 작은 상자를 한 남자가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남자는 상자를 열어 안에 있는 사진을 보고는 눈빛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이도영의 두 손은 뒤로 묶여 있었다.
남자가 가면을 쓰고 감히 얼굴을 드러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냉소했다.
“너 누구야?”
남자는 손가락 끝에 있는 사진을 몇 번이나 바라보다가 결국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도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곧 등 뒤에서 건장한 남자가 발로 찼다.
이도영은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것 같아 피를 토할 뻔했다.
구두를 신은 남자는 천천히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이도영은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두 손으로 땅을 짚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얼굴을 가리고 숨어다니는 주제에. 퉤!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
남자는 천천히 그의 손등을 구둣발로 밟았다.
이어 손가락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도영의 이마에서 땀이 흘러나왔지만 더는 이진아에게 폐를 끼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여기서 죽더라도 누나에게 자신을 구하러 오게 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녀는 곧 솔라리스로 떠나야 하고, 그곳에는 더 중요한 일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신분을 조사해야 하기에 그는 절대 폐를 끼칠 수 없었다.
그가 아픔을 매우 두려워하는 줄 알았던 남자는 그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자 조금 놀랐다.
이도영은 이마에 땀이 가득한 채 남자가 구두를 천천히 떼어내는 것을 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너희에게 무슨 수단이라도 있는 줄 알았더니 고작 이거야? 미리 말해두지만 난 여기서 죽을지언정 너희에게 협조하지 않을 거야.”
말이 끝나자마자 남자는 웃기 시작했다.
“도련님, 많이 성장했네요. 누나가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것 같네요.”
이도영은 속눈썹이 떨렸다.
그는 이진아를 떠올리며 마음속이 찡해옴을 느꼈다.
남자는 천천히 자신의 의자로 돌아와 앉으며 물었다.
“너는 네 누나 말을 그렇게 잘 듣는데 누나가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을 눈 뜨고 보고만 있을 거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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