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76화
안왕비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덮고 넘어가려 했지만, 아라는 그렇지 않았다.
다음날 아라는 안왕을 찾아가 불쾌하다는 말투로 “왕야께서 경조부윤 자리를 맡으시면, 소인은 왕부를 떠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안왕은 뜻밖이라는 듯 그녀를 보았다.
“너는 왜 본왕을 떠나려고 하는 것이야, 본왕이 황제가 되는 것을 지켜봐야지.”
“아라도 진심으로 왕야께서 황제가 되는 걸 직접 보고 싶지만 그 길이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네요. 소인이 아무 명분 없이 왕야의 곁에 남아있는 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밖에 사람들이 소인을 보고 손가락질을 합니다. 그래요, 그건 참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인은 앞으로 안왕과 안왕비 사이가 저 때문에 틀어지게 될까 두렵습니다. 심지어 안왕비께서 지금 임신 중이시지 않습니까? 아라도 곁에서 두 분이 얼마나 아이를 기다렸는지 잘 압니다.
“안왕비는 성격이 대범해서 나와 너의 사이로 뭐라고 할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너와 안왕비도 별 접점이 없지 않아? 네가 앞으로 주의하여 안왕비 앞에 나서지만 않으면 해결될 일인데, 뭐가 문제인가?”
“안왕비께서 별말 없으시겠지요. 지금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제가 참지 못할까 봐 걱정됩니다. 혹여나 제가 왕비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이라도 하면 어쩝니까?”
안왕은 서운하다는 표정으로 아라를 보았다.
그는 아라와 보낸 시간이 길기에 그녀의 눈만 보아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알 수 있었다.
아라는 안왕이 그녀를 내보내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 이를 무기로 안왕을 협박하는 것이다. 안왕은 그런 아라의 농락을 보며 화를 참을 수 없었지만 그는 아무런 내색없이 고개를 저었다.
“본왕도 네가 긴 시간 동안 혼자 얼마나 속앓이를 했을지 안다. 본왕이 너에게 무슨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겠지…… 사실 안왕비가 어젯밤에 너를 후궁으로 취하라는 말을 했었는데, 만약 후궁이라도 괜찮다면 너를 후궁으로 삼겠다고 부황께 말씀드리겠다.”
아라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왕야.”
안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