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85화
미색이는 회왕을 부축해 밖으로 나갔다.
회왕 내외가 떠나고 얼마되지 않아 손왕비도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손왕에게 말했다.
“우리도 이제 돌아가는게 좋겠네요. 황실의 정비로서 같은 항렬인 안왕비가 욕보는 것을 보니 마음이 편하지 않네요.”
손왕비의 말 들은 안왕의 표정이 싸늘해지는 것을 보고 손왕이 난처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둘째 형님,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안왕은 말을 마치고 사람들을 한 번 훑어보며 “누구든 가고 싶은 사람은 모두 돌아가거라. 오늘이 잔치는 이것으로 끝이오.”라고 말했다.
안왕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삼삼오오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어떤 이들은 챙겨온 선물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정말 안왕이 태자비를 암살하려고 한 거 아냐?’
‘후궁이 저렇게 영악해서야......’
‘어쩐지 안왕비가 임신한지 얼마 안되어 후궁을 들이더니 다 이유가 있었구만.’
우문호는 원경릉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아라를 노려보며 말했다.
“조사를 통해 네가 태자비를 해하려고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본왕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는 원경릉을 끌고 가버렸다.
손님들이 떠난 안왕부는 정적만 흘렀고, 상다리가 부러지게 준비한 음식들이 차갑게 식어갔다.
안왕은 의자에 앉아 하얗게 질린 안왕비를 돌아보며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들어가 쉬어라. 본왕도 금방 돌아갈 테니.”
“......”
“아채야, 너는 왕비가 힘들지 않게 잘 돌보거라.”
“예!”
아채의 부축을 받아 문앞까지 간 안왕비는 다시 그를 돌아보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어서 돌아가거라.”
안왕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채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안왕은 안왕비의 가녀린 뒷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파 입을 꾹 다물었다.
안왕비의 그림자가 사라지자 그의 온화했던 얼굴은 험상스럽게 변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라의 아랫배를 걷어찼다.
“회왕비가 한 말이 사실이냐!”
안왕의 거센 발길질에 아라의 입에서는 피가 뿜어져나왔다.
아라는 안왕의 태도에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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