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01화
제왕의 진심
태자를 세우려면 반드시 적자를 뽑을 거라고 지나치게 단정했던 황후 자신이 원망스럽고, 부친이 조정에서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萬人之上)’이라 만에 하나도 실수가 있을 리 없다는 생각에 사전에 그를 위한 계획을 세워 두지 못한 게 한스럽다.
이제 와서 전부 때늦은 일이지만 말이다.
황후는 여덟째를 곁에 앉히고 마음을 가다듬어 제왕에게, “내가 너한테 자주 이러지 않는 거 알지. 너도 잘 살아야지, 원용의 그 계집애도 지금 정혼을 했다는데 네 곁도 계속 비워 둘 수는 없어, 해를 넘기거든 네 아바마마께 주청을 드려 사람을 물색해 보마. 너도 언제까지나 죽은 사람한테 연연해서야 쓰나.”
제왕의 눈에 회색빛 어둠이 끼며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이때 멋모르고 여덟째가, “원 누나 좋아, 나 원 누나한테 장가 갈래.”
황후가 웃는데 마음이 쓰리다. 이 아이는 영원히 정상인과 같이 혼인하고 아이를 낳을 수 없으니 자신이 죽는 순간까지 여덟째 걱정일 것이다.
눈가가 촉촉히 젖는데 여덟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그래, 그래, 어미가 우리 창이한테 황자비를 구해주마, 어때?”
여덟째가 고집을 부르며, “원 누나랑 할래.”
황후가 울컥하고 그만 울어버렸다.
황후는 여덟째에게서 떨어져서 짙은 빨강으로 손톱을 꾸민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오늘이 섣달 그믐이라 소리 죽여 우는데, “내 운명은 어찌 이리도 기구한가? 원래 여인천하(女人天下)로 황후가 가장 존귀하고 너희 형제 둘은 황제와 황후의 유일한 적자들이거늘, 어째서 내 불쌍한 운명을 따르는 것이냐?”
제왕의 마음도 괴로운데, 무릎을 꿇고 두 손을 황후의 무릎에 올리고 작은 소리로, “어마마마 울지 마세요, 어마마마 말씀대로 제가 하면 되지요.”
황후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억지로 미소를 띠고, “오늘은 좋은 날이니 울어서는 안되지, 재수없다.”
황후는 제왕에게, “네 마음 속에 아직 명취에 대한 미련이 남았어? 저 세상에 간지도 오래 됐는데 그만 잊어야지. 원씨 집안의 그 계집애 내가 보기엔 꽤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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