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42화
운명의 밤
어서방에서 딱 한 명이 불쾌한 얼굴을 하고 있다.
바로 황후다.
황후는 정말 생각치도 못했다. 겨우겨우 현비를 없앴더니, 덕비를 좋게 해 준 꼴이 되고 말았다.
비록 덕비와 좀더 잘 지내긴 했지만 후궁들 중에 덕비가 제일 박복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오히려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셈이 아닌가.
‘현비야, 넌 정말 어쩜 이렇게 바보 같을까. 반편생을 고생해서 전부 덕비만 좋은 일 시켰어.’
의식은 합덕전(合德殿)에서 거행되었는데 자녀가 절한 뒤, 덕비가 황귀비에 봉해져 황귀비의 첩지를 받았다. 황후는 이제 황귀비와 같이 서로 의지할 수 있으니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이 난다’고 하고, 황제의 정실 부인의 신분으로 우문호와 우문령 오누이는 황귀비를 효를 다해 섬기라고 훈시했다.
우문호는 내내 목석처럼 가만 있어서 만약 원경릉이 잡아당기지 않았으면 제때 일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덕비의 눈엔 눈물이 어린 채 우문호를 쳐다보며 작게 한숨을 쉬더니, “태자는 옥체를 보중하시게.”
우문호는 ‘예’하는데 마치 자기 목소리가 아닌 것처럼 텅텅 빈 소리가 났다.
예식을 마치고 명원제는 경여궁으로 가고, 목여태감을 시켜 두 사람은 건곤전으로 돌아가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다.
우문호의 마음이 문득 아득해 지며 황제가 경여궁으로 갈 게 틀림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지금 큰 일이 이루어졌으니 이제 어마마마에게 미련을 둘 이유가 없다.
우문호는 원경릉의 손을 꽉 잡고 건곤전 안으로 들어가자, 태상황도 아직 잠들지 않은 채 담배를 피우며 있고 안풍친왕은 가고 없다.
태상황은 아무 말 하지 않고 사람을 시켜 정신이 맑아지는 탕을 가져오게 해서 셋이 마셨다.
다바오가 건곤전 밖에서 뛰어들어와 태상황의 발 아래 기어가자, 태상황이 담뱃대를 내려놓고 한 손으로 안아 올려 가슴에 안고 쓰다듬었다.
모두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강아지 입에서 나오는 ‘헥헥’ 소리가 편안해 지는데, 다바오는 이내 잠들었다.
태상황이, “올해가 지나가려면 아직 멀었나?”
며칠, 불과 며칠이 일년 같다.
우문령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