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43화
현비와 독대하는 명원제
현비는 의자에 두 손을 뒤로 묶여 있는데 한동안 소란을 피우다가 결국 밧줄을 풀지 못한 채 전신에 힘이 하나도 없는 나머지 조용해 졌다.
명원제가 들어온 것을 보고 고개를 들어 산발한 머리에 음침한 표정으로 비웃음을 띠고, “폐하께서 드디어 납시셨군요.”
명원제가 현비 맞은 편에 앉아 일 장 정도 거리를 두고 현비를 쳐다보는데 실망과 증오, 혐오가 가득한 눈빛이다.
현비가 눈치채고 눈물을 떨구더니 오히려 웃으며, “폐하 신첩에게 실망하셨습니까? 하지만 폐하께서도 신첩을 실망시키셨습니다. 신첩이 폐하께 시집온지 이십 여년인데 폐하의 마음 속에 신첩이 있었던 적이 없습니까?”
현비는 콧소리가 심했는데 눈은 이미 빨갛게 부어서 마치 짓이겨 놓은 썩은 복숭아 같다.
명원제가 입을 열어, “원래 다시는 자네를 보고싶지 않았으나 방금 자네 말 대로 이십 여년의 세월동안 이러구러 살아온 정이 있으니 역시 짐이 직접 자네에게 얘기하는 것이 마땅하겠어.”
현비가 황제를 보고 미약하게, “폐하 만약 신첩을 죽이시려 거든 성지 한 줄이면 됩니다. 공주의 결혼이 끝나면 신첩 죽을 수 있습니다. 신첩이 이제 폐하와 담판을 할 자격도 없는데 폐하께서는 어찌 오셨는지요?”
“자네는 짐과 뭘 담판하고 싶었지?” 명원제의 눈빛이 냉담해 졌다.
현비는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눈빛으로, “신첩은 폐하께서 소씨 집안에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씨 집안은 날로 커지는데 소씨 집안은 날로 추락해 조정에 소씨 집안의 세력이 없습니다. 폐하, 소위 현명한 사람을 뽑을 때 피붙이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어째서 소씨 집안에 이토록 모질게 대하시는 지요?”
“소씨 집안? 자네 마음 속엔 그저 소씨 집안 뿐이군. 자네 아들 딸은? 어찌 걔들에 대한 말 한마디가 없어?”
“그들도 폐하의 아들 딸이니 폐하께서 당연히 소홀히 대하시지 않을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신첩이 못 마땅한 것은 신첩이 낳은 아이가 태자가 되었는데, 왜 폐하께서는 신첩의 신분을 올려주지 않으십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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