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53화
우문령의 풍경
“이 득도한 고승이 사부님은 아닐 거예요?” 원경릉이 물었다.
이리 나리가 냉담한 얼굴로, “그런 내가 부끄럽냐?”
말을 마치고 뒷짐을 지고 갔다.
원경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 ‘망작’을 전달해 말아?
하지만 이리 나리는 마음을 다해 누군가의 기분을 맞춰주는 일이 거의 없는 사람으로, 우문령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다. 사람의 성의니까 일단 가지고 가는 걸로 할까.
원경릉은 사식이와 만아, 그리고 우리 떡들을 데리고 갔다.
원경릉은 입궁해서 자연스럽게 황귀비와 황태후께 인사를 갔다.
황태후는 마음이 힘들고 몸이 아파서 아예 일어나지 않으셨는데 원경릉이 아이들을 데리고 입궁한 것은 바로 그런 태후를 위로하기 위해서 였다.
그래서 인사를 드리고 우리 떡들이 침대에 올라가 황태조모에게 달라붙었다.
태후는 세 아가를 보고 얼굴에 수심이 비로소 가시며 상궁의 말을 듣고 일어나 아이들과 얘기하며 놀아주었다.
황귀비는 지금 봉기궁(鳳起宮)에 있는데 우문령도 여기 같이 있다가 시집을 간다.
황귀비는 덕비에서 일약 품계가 올라서 후궁들은 떠들썩하기는 커녕 호시탐탐 약점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요 며칠 각각 예물을 보내며 인사했다.
귀비는 억울한 것이 원래 덕비 위인데 지금 덕비에게 눌리게 되어 사람을 시켜 아무거나 팔찌를 한 쌍 보내고 체면이 상할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은 와서 인사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분한 건 황후로 정말 놀랍고 당황한 것이, 덕비는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황귀비의 꿈을 이뤘고, 게다가 내무부 장 태감이 황제에게 불려갔었다고 하니 황후 짐작에 현비가 죽기 전에 장 태감에 대한 얘기를 한 것 같다.
그래서 며칠간 황후는 마치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바람이 불어 풀만 움직여도 심장이 벌렁거리고 손에 땀을 쥐었다.
원경릉이 뵙기를 청했으나 황후는 병이라고 핑계를 대자 원경릉은 봉기궁으로 갔다.
황귀비가 원경릉을 보더니 손을 잡아 끌며 걱정스럽게, “어서 가서 좀 봐 줘, 며칠 동안 울기만 하고 계속 이렇게 울다 가는 눈이 다 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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