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02화
밥 한술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며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뭐부터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바깥에 바람이 세차게 불어 등불이 꺼질 듯 위태롭게 일렁이고, 휘장이 말려 올라가 펄럭펄럭 소리가 났다
이렇듯 주변은 봄여름가을겨울이 지나고 두 사람의 마음 속엔 수백 수천마디의 말이 있지만 그저 이렇게 묵묵히 바라보기만 해도 모두 알 수 있을 것 같다. 말은 부수적일 뿐.
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잡고 작은 소리로, “당신이 있어서 아무리 힘들어도 고생이란 생각 안 들어.”
그들은 서로의 세계에 등불이자 한 줄기 따스함이다.
원경릉이 조용히 우문호의 가슴에 엎드려 그의 심장 고동소리를 듣자 마음이 평온해 지는데, 우문호가 있기에 세상이 있고 무슨 일이 생겨도 두렵지 않다.
우문호가 고개를 숙여 원경릉에게 키스하고 원경릉은 우문호의 목을 끌어안는데 약간 건조하면서도 뜨거운 입술의 온도가 느껴지며 그제서야 둘이 꽤 오래 서로 관계를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아가 밥을 가지고 문 앞에 왔다가 이 장면을 보고 얼른 물러났다.
서일의 목소리가 살풍경하게 들려오는데 급하게 뛰어왔는지 새된 목소리로, “나리, 기왕부에 일이 생겼는데…….어? 두분 바쁘신 가요? …… 소인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
우문호가 원경릉을 놔주고 약간 침울한 얼굴로, “들어와, 기왕부에 무슨 일이 생겼는데?”
서일이 대담하게 들어와서 보고하길, “기왕부 사람이 경조부에 신고하러 왔는데 기왕부에 도둑이 들었다고. 보좌관이 병여도 도난 건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태자 전하께 직접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우문호가 얼른 외투를 입고 원경릉에게, “다녀올 게.”
“뭐 좀 먹고 가지?” 원경릉이 만아 손에 들려 있는 밥을 보고 소리쳤다.
우문호가 한 손으로 찐빵 두개를 입 안에 우겨 넣고 우물거리는 소리로, “도아아서 어그께.”
서일도 따라서 얼른 뛰어 갔다.
만아가 밥을 들고 들어와서 한숨을 쉬며, “태자 전하께서 너무 고생이세요. 밥 한 끼를 제대로 못 드시고.”
원경릉도 마음이 아파서 만아에게, “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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