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60화
보친왕과 맞대결
보친왕부는 초왕부에서 거리상으로 별로 멀지 않은 데 길 3개만 지나면 된다.
얼추 축시(새벽 1시~3시)무렵, 큰 길은 텅 비어 적막하다. 양쪽 살림집과 점포들이 고요히 웅크리고 있고 상점 입구의 포렴만 바람에 나부낀 채 늦가을의 스산함이 뼈 속 깊이 사무친다.
온통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초사흘의 상현달이 서쪽으로 기울고 별이 하나 가득 밤하늘을 수놓으며 보석처럼 반짝였다.
우문호는 손에 횃불을 들고 말을 달려 보친왕부로 갔다.
저택에 도착하자 입구엔 파수를 하는 자가 아무도 없고 처마 밑에는 등이 2개 걸려 있어 그윽하고 옅은 빛을 내고 있다. 이 불빛을 제외하고 전부 캄캄한 어둠 뿐이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옥으로 가는 길인 양 공포심이 들게 했다.
문지기는 대문 옆에 있지 않고 야경꾼이 말발굽 소리를 듣고 대나무발을 젖히고 밖을 내다보고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누구십니까?”
우문호가 말을 세우고 낮은 목소리로, “왕야께 태자가 일이 있어 만나러 왔다고 알려라.”
야경꾼은 태자 전하라는 말을 듣고 얼른 발을 내리고 나갔는데 자세히 봐도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감히 태만할 수도 없어 문을 열고 예를 취하며 우문호에게 안으로 들어오시라고 하고 알리러 갔다.
우문호는 본관에 한동안 앉아 있자 그제서야 발소리가 들렸다.
보친왕이 흰색 잠옷을 입고 겉에 바람막이를 걸치고 머리엔 관을 하지 않은 채 잠에서 막 깨어난 얼굴로 들어왔다.
우문호를 보고 마치 약간 놀랍다는 듯, “태자 전하께서 심야에 무슨 일이십니까?”
우문호가, “왕야, 일단 하인들을 내보내시는 게 좋겠습니다.”
보친왕이 손을 젓자 하인들이 물러나면서 본관 문도 닫았다.
보친왕은 옷자락을 펼치고 앉아 눈가에 엷은 미소를 띠고, “왕야라고 하시니, 서먹서먹하게 느껴집니다.”
우문호가 눈을 치켜 뜨고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고, “휘종제 시신을 당신이 훔쳐 가셨습니까?”
보친왕의 얼굴이 기이한 빛을 띠더니, “휘종제의 시신을 잃어버리셨습니까?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왕야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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