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88화
고독
보친왕은 거의 믿었지만 믿지 않아도 반드시 원경릉의 말 대로 시험해 볼 참이었다.
보친왕은 어릴 때부터 왕비 곁에서 자라서 그게 무슨 독인지 알고 이 독이 얼마나 강력한지도 잘 안다. 해독약이 없어서 일단 먹으면 7일 내에 입과 귀 등 뚫린 구멍에 전부 피를 쏟으며 죽게 되고, 죽기 전에 각종 고통을 겪는데 그야말로 공포스러운 게 죽고 나서 보면 전신에 멀쩡한 부분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형수가 독을 먹는 그 순간 가슴을 도려내는 것 같았다.
안풍친왕비는 정을 연연하지 않았지만 보친왕은 결국 왕비가 길러준 정을 기억해낸 것이다.
보친왕이 비수를 꺼내더니, “피가 얼마나 필요한가, 내가 직접 하지.”
원경릉이 얼른 말리며, “아뇨, 왕야 함부로 하지 마시고, 복수심의 피라 당연히 왕야의 심장의 피여야 합니다. 많이는 필요 없어요. 몇 방울이면 됩니다. 피를 채취하는 전문 도구가 있으니 왕야는 편하게 눕기만 하시면 됩니다.”
음울한 눈으로 원경릉을 노려보며, “거짓말 하지 마!” 피에 약을 넣는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특정한부위의 피를 쓴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원경릉이 진정하고, “왕야께서 믿지 못하시겠으면 저는 그냥 가겠습니다.”
보친왕이 냉랭하게 한동안을 노려보더니 겨우 원경릉이 다가오도록 허락했다.
마취약을 순조롭게 주사해야 하므로 사식이는 눈이 밝고 손이 빨라 바로 문을 닫았다. 만아가 한 손으로 보친왕의 옷을 찢는 것을 보고 의아해 하며, “만아는 남자 옷 벗기는 게 아주 익숙한데.”
만아는 점점 더 대담해져서, “그런 말 마시고 와서 태자비 마마를 도와주세요.”
사식이가 신속하게 해야는 것을 알고 쓸데없는 말 하지 않고 바로 와서 보친왕을 바닥에 눕히는 것을 도왔다.
웃옷을 찢어보니 과연 심장 근처 위치에 손톱 크기만한 종기가 있는데 만아가 안도하며, “맞습니다. 회혼주가 틀림없어요.”
어제 고지의 아이 피를 취할 때 만아는 이 주술을 반드시 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가정하고, 어젯밤 상의한 것이 일단 보친왕에게 피를 먹이고 왕비가 말로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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