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49화
박원과 제왕
여러차례 고민 끝에 제왕은 역시 가기로 했다.
박원은 미리 원용의를 따돌렸는데, 그러니까 이 얘기는 두 남자들끼리 나눈 것으로 다른 사람은 없었다.
날이 이미 추워져 큰 일을 겪은 후라 박원은 원래보다 몸이 많이 약해져서 안색이 아직 예전의 붉고 윤기나는 모습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눈가가 아직 창백하다.
박원이 직접 술을 데워 제왕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불렀다.
박원은 시원시원한데 반해 제왕은 쭈뼛쭈뼛, 제왕은 말도 신중하고 깍듯하게, “평안후 작위를 받으신 걸 미쳐 축하 드리지 못했습니다.”
“고마워요!” 박원이 씨익 웃자, 비로서 예전의 빛나는 기백이 느껴졌다. “평안이란 두 글자가 각별하게 느껴지네요.”
“예.” 제왕이 딱히 할 말도 없고 앉아서 술만 마셨다.
박원은 제왕의 이런 모습을 보고 웃으며, “왕야께서 제 귀에 주절주절 쉬지 않고 얘기해 주시는 것도 좋았는데.”
제왕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다 들었습니까?”
“정말 신기하죠, 다 들렸어요.” 박원이 웃으며 갈수록 명랑해 지더니, “그리고 왕야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 속에 남았죠, 하지만 안심하세요. 동생한테 말한 적 없으니까요.”
제왕은 부끄러운 나머지 얼굴을 들 수 없는 게 그때 한 말은 누구에게도 하지 못하고 박원이 듣지 못하는 줄 알고 반응할 리 없어서 편하게 말한 건데, 그걸 전부 듣고 있었고 심지어 기억하고 있을 줄 상상도 못했다.
“왕야께서 동생을 깊이 연모하는 마음에 저도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왕야는 행동이 유약해서 얕잡아 보기도 했어요.”
제왕은 단숨에 술을 털어 넣더니, 술을 마셔서 얼굴이 빨갛게 된 것처럼 속으로 깜짝 놀란 걸 숨기며, “그……그러니까 정말 남녀로서 감정이 없는 겁니까?”
박원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하더니, “처음엔 확실히 가슴 떨림이 있어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죠. 만약 내가 이생에 아내를 맞아야 한다면 그녀 같은 여자를 맞겠다고. 그리고 우리 두 집이 정혼을 하고 우리 관계가 확정되자 전 오히려 좀 망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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