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96화
퍼붓는 손왕비
손왕비도 듣고 화가 났다. 자기 남편은 자기가 잘 아는데 성격이 유약해 정말 누가 기분을 건드린 게 아니면 이렇게 화를 내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마음이 영 불편한 게, 초왕부에 그동안 걸핏하면 일이 생겼고 그때마다 자기가 사심없이 여러모로 애쓰며 도왔다. 다섯째가 태자가 돼서 이렇게 오랜 시간이 되어도 둘째형을 발탁하지 않은 것도 그럴 수도 있지 했건만, 어렵사리 이런 기회를 얻었는데 힘이 되어주지는 못할 망정 비꼬는 말이나 하다니 해도 너무 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분이 삭지 않아, 마차를 준비시켜 황실 별장으로 가서 원경릉에게 좀 따지기로 했다.
원경릉은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고 최근 대부분 별장에서 태상황을 돌보며 지냈다. 폐기종과 천식은 일단 발작하면 밤새 숨을 쉴 수가 없기때문에 태상황 곁에서 떠나지 못했다. 적어도 날씨가 따듯해 져야 병세가 호전될 것이다.
원경릉은 손왕비가 온다는 소리에 태상황께 안부인사를 하는 김에 자기와 수다나 떨 줄 알았으나 태상황이 막 잠이 들어서 일단 본관에서 먼저 손왕비를 만났다.
“혼자 오셨어요? 미색이랑 요부인은 안 오시고?” 원경릉이 웃으며 묻는 게 미색과 요부인 두사람은 지금 손왕비와 가까이 살아서 보통 외출할 때 같이 움직인다.
손왕비가 담담하게, “둘은 안 왔어, 내가 안 불렀거든.”
원경릉이 들어오면서부터 손왕비 안색이 심상치 않은 걸 보고, “왜 그래요? 기분 나쁘세요? 누가 건드렸어요?”
손왕비가 약간 화가 난 눈빛으로, “태자비, 말 좀 묻자. 사실대로만 대답해.”
“완전 살벌한데요?” 원경릉이 방금 안에서 약을 나누고 아직 손을 닦지 않아서 손을 닦은 뒤 자리에 앉아, “말씀하세요, 반드시 사실대로 답할 게요.”
손왕비가 다가와서, “어디 얘기해 봐, 요 2~3년간 내가 태자비에게 어떻게 했어?”
원경릉은 손왕비의 얼굴빛에 엷은 분노가 비치는 데다 이렇게 강렬한 적대감이 섞인 질문을 하는 것을 듣고 갈피를 잡지 못해, “둘째 형님은 저한테 잘 해 주셨죠. 그동안 안팎으로 형님이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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