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10화
뜻대로 되지 않는다
원용의도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자기도 모르게 제왕에게 가까이 가면서 놀라, “이 약, 태상황 폐하께서 주신 약으로 저도 한 알 먹었어요.”
제왕은 열 때문인지 아니면 약을 먹었기 때문인지 눈앞이 흐릿하고 천천히 다가가 입술을 원용의의 볼에 포개고 거친 숨을 쉬었다.
원용의는 방어선이 무너지며 제왕의 가슴에 쌓여 하늘과 땅이 빙빙 돈다는 생각이 들면서……
밖에는 비바람이 치는 늦은 봄, 심한 천둥이 울렸다.
별장에서 원경릉은 사람을 시켜 대문을 잠그게 하고 보아하니 오늘밤 원용의는 돌아오지 않을 게 틀림없다.
그리고 원용의는 그날 밤 돌아오지 않을 뿐 아니라 다음날도 돌아오지 않고 다다음날도 다다 다음날도 보이지 않았다.
비는 진작에 멎었고 사식이는 복도에 앉아 멍하니 있는데 만아가 와서, “무슨 생각 하세요?”
사식이가 고개를 돌려 만아에게 불만스럽다는 듯, “만아는 혼인을 생각해 본 적 있어?”
만아가 앉아서,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왜 혼인을 해야 해요? 왜요? 혼인하시고 싶으세요?”
“내가 혼인을 하고 싶고 말고가 아니라, 언니와 제왕 전하께서 잘 되셨으니까 집에서는 분명 내 혼담을 거론하실 거야. 지난번 돌아갔을 때 어머님이 내 혼사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더 끌면 노처녀 된다고.”
만아가, “아가씨께서 혼인하시면 태자비 마마 곁에 계시지 못하겠죠?”
“난 원 언니를 따르고 싶어. 시집을 가면 앞으로 안채에 묶여서 지혜로운 아내가 되야 할 거야. 난 싫은데.” 사식이가 걱정했다.
만아도 두 손으로 턱을 괴고, “맞아요, 혼인을 하면 집에서 남편을 돕고 자녀를 양육해야죠. 지금처럼 이렇게 태자비 마마를 따라 여기저기 갈 수 없네요.”
사식이가 긴 한숨을 쉬며, “고민이야!”
만아가 히히 웃으며, “그럼 서대인께 시집가시면 되죠.”
사식이가 째려보며 엄숙하게, “만아야 다시는 내 앞에서 서일 얘기하지 마. 그 사람한테 호감 없어. 그 사람은…… 장점이라고 눈곱만큼도 없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제 생각엔 서대인 참 좋으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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