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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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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64화

힘없는 으름장 만아가 ‘휘릭’ 초왕부 대문 간에서 내가보니 과연 골목 끄트머리에 머리 둘이 초왕부 문간을 살피고 있다. 거리가 꽤 있어서 똑똑히 보이지는 않지만 만아가 쳐다보는 걸 알고 두 사람이 얼른 머리를 쏙 집어 넣었다. 만아가 탕양에게 보고하고 탕양이 사람을 시켜 몰래 두 사람을 감시시킨 후, 만아는 귓속말로 원경릉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원경릉이 속으로 생각하는 게 있어 태도를 완전 바꿔 우문군에게, “은자 십만 냥을 갑자기 내 놓을 수는 없어요. 이렇게 하죠. 저에게 사흘의 시간을 주시고 사흘 후에 다시 오세요. 어떠세요?” “안돼, 반드시 지금 줘야 해!” 주명양의 태도가 상당히 강경했다. 원경릉이 천천히 일어나, “지금은 은자 열 냥 밖에 없어요. 원하면 열 냥이라도 가져가는데 대신 밖에 나가서 태자 전하께서 당신을 모욕했다고 떠들고 다녔다가 가만 안 둘 줄 알아요.” 우문군의 얼굴이 다급해 지더니 원경릉을 막아 서며, “사흘 후엔 반드시 있는 거요? 날 속이려 들면 안됩니다.” “있는지 없는지 사흘후에 와 보시면 알지 않습니까?” 원경릉은 앉아 있기도 불편하고 저들과 말을 섞고 싶지도 않아서 요부인과 천천히 걸어 나왔다. 뒤에서 주명양이, “사흘 후에 만약 십만 냥이 없으면 가만 두지 않을 줄 알아. 원경릉.” 요부인 같은 고단수가 신발 벗어도 못 쫓아올 주명양이, 협박이라고 해봤자 무서운 얼굴로 악다구니나 할 뿐이다. 우문군 부부가 초왕부를 떠나자 누군가 슬금슬금 꼬리를 물고 따라갔다. 요부인이 오는 내내 침묵하더니 편청에 도착하자 한마디, “뭐 하는 연놈이야?” “실망했어요?” 원경릉이 물었다. “저 인간한테 실망하고 말고 가 어디 있어요? 진작에 남남인데.” “요부인 올해 몇 살이죠?” “말띠요!” 요부인이 여유를 부리며 손으로 비녀를 누르더니, “늙어 보여요?” 원경릉이 헤아려 보니 말띠면 30대 초반이다. 요 일년간 권모술수 없이 쭉 보양을 해서인지 피부가 희고 맑은데다 얼굴은 평화롭고 눈동자가 깨끗한 것이 원래보다 훨씬 예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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