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02화
기다리는 홍엽
원경릉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는데 원숭이가 죽지 않았다는 주지의 말이 생각났지만 원숭이는 차에 치어 죽었다. 마치 원경릉이 그랬던 것처럼 죽기 직전에 남은 의식이 이세계의 원숭이를 제어했던 게 아닌 이상 말이다.
하지만 원경릉은 계속 이 몸을 제어할 수 있다. 왜냐면 뇌가 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숭이는 당시 뇌사가 아니었다고 해도 지금은 이미 흙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잔류 의식은 그 원숭이를 얼마나 제어할 수 있을까?
이거 진짜 홍엽이랑 얘기를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여관.
홍엽은 이미 연달아 이삼 일을 나가지 않고 못난이는 각 지역에서 올라온 정보를 선별해 올린다. 누적된 정보 중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은 걸러져서 홍엽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오늘은 한가해서 못난이를 시켜 모든 정보를 가져오라고 했다.
못난이가, “나리, 보시든 안 보시든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들입니다.”
홍엽이 눈도 들지 않고 평소처럼, “봐도 상관없지, 한가하니까. 일단 전에 원경릉에 관한 정보도 쓸데 없다고 빼 놓은 걸 내가 나중에 읽고 경호에 간 걸 찾았던 거 기억하지?”
원경릉이 경호에 간 적이 있다는 정보는 이미 올라왔지만 걸러질 때 중요하지 않은 정보에 속해 그에게 전해지지 않았고, 나중에 그걸 읽고 못난이를 데리고 남강에서 경호로 간 것이다.
못난이가, “나리, 지금 태자가 국경 검문소를 세워 우리 사람이 경성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홍엽이 고개를 들고, “뭘 기다려?”
못난이가 당황하며, “큰 일이요.”
“무슨 큰 일?”
못난이가 조금 주저하며, “그럼 우리가 남강에 그렇게 공을 들인 게 북당을 함락 시키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까?”
“그게 무슨 큰 일이야?” 홍엽이 피식 웃었다.
못난이는 홍엽을 오래 따라다녔지만 아직도 그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북당을 손에 넣는 게 큰 일이 아니면 뭐가 큰 일이란 거야?’
하여간 처음엔 그가 숙나라의 태자 자리를 다투는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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