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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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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28화

적귀비의 호출 궁을 떠나며 원경릉은 담배는 많이 피우면 안되니 어쩌다가 한 모금만 하고, 술도 한 번에 다 마시면 안되고 천천히 음미하시라고 잔소리를 잔뜩 했다. 태상황도 다음번에 올 때는 우리 떡들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 비록 배은망덕한 녀석들이지만 보면 또 좋으니까. 곁에 누군가 왁자지껄하지 않으면 건곤전의 나날은 너무 적막하다. 태상황이 지금 신체적으로 호전되었고 의지가 굳은 사람으로 일선에서 물러나 언뜻 보기엔 삶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내내 모든 것이 폭풍우를 헤치는 것 같다가 갑자기 고요한 해안에 정박해서 파도가 치는 것만 멀뚱멀뚱 보고 있는 게 영 익숙하지가 않다. 예전에는 몸이 안 좋아서 관뒀지만 상태가 점점 호전되니 생각이 다시 많아 지기 시작했다. 물론 본인도 아들이 황제 역할을 아주 잘 하고 있다는 걸 안다. 지금 만약 태상황이 간여한다면 조정은 혼란스러워질 것이므로 오히려 좋지 않다. 더욱이 부모자식 관계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조정에 관한 일은 태상황이 일체 건드리지 않는다. 이틀이 지나고 귀비가 원경릉에게 입궐해 애기를 좀 하자는 전갈을 보냈다. 원경릉과 귀비는 원래 얘기하던 사이도 아니고, 전에 귀비가 원경릉에 적씨 집안을 위해 사정해 주길 바랬으나 원경릉이 도와주지 않았다고 줄곧 원경릉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갑자기 자기더러 입궐하라고 하지? 원경릉은 몸이 좋지 않으니 내일 가겠다고 둘러 대고 적씨 집안에서 요즘 무슨 문제를 일으킨 게 없는지 우문호가 돌아오면 물어보려고 기다렸다. 적귀비는 원경릉에게 부탁할 게 없으면 절대로 보자고 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귀비가 원하는 간 원경릉이 도울 수 없는 것이다. 저녁 무렵 우문호에게 적씨 집안의 일을 물었더니, “적씨가 아직도 뭔가 풍파를 일으킬 수 있나? 핵심인물이 권력을 잃었으니 잔챙이들도 다 뿔뿔이 흩어졌지. 넷째도 경성에 없고 이럴 때 애쓰면 괜히 힘만 빼는 걸 텐데?” 원경릉은 손왕비가 궁궐 각 마마들의 상황을 모르는 게 없다는 걸 생각해내고, 직접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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