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13화
이튿날, 명원제는 목여 태감과 호비와 함께 평상복 차림으로 민정을 살피러 가려 했다.
출발하기 전 호비는 이미 아랫사람들에게 조수라를 준비하라 명하였는데, 아주 풍성했다. 그녀는 일반 백성들의 옷으로 갈아입었고 배가 아직 불러오지 않아 약간 어수룩한 기색을 보였기에 마치 금방 궁에 들어왔을 때의 모습과도 같았다.
명원제는 그녀의 미간에 나타난 환희를 보고 웃었다.
그가 오늘 입은 옷은 목여 태감이 준비한 것으로 일반 백성들이 자주 입는 솜옷이었다. 날이 춥다 보니 특별히 그에게 검은 태사혜 한 켤레를 준비해 주었는데, 군왕의 기세를 거두니 평범한 남정네와 다른 바가 없었다.
명원제는 자신의 이 차림새를 좋아하진 않지만 재미를 느껴 식사를 한 후 청동거울 앞에서 몇 바퀴를 돌았다. 두 손을 소매 주머니에 넣자 거리를 돌아다니는 중년 상인처럼 보였다.
목여 태감은 거친 천 옷을 입고 발에는 낡은 짚신을 신어 안에 있는 버선을 드러냈다. 머리는 약간 헝클어져 있었고 바지에 진흙을 조금 묻혀 밭에서 돌아온 모습이었다.
평상복 차림으로 민정을 살피는 것이니 자연히 의장대가 따르지 않고 금군도 함께 하지 않았다. 목여 태감의 무공은 아주 높아 돌발적인 상황만 없다면 모두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일을 구사가 알고 있다 보니 구사는 몇 사람을 배치하여 차림새를 바꾸고 뒤따라 가 의외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
그들은 서쪽 옆문을 따라 궁을 떠났고 청란 대가에 도착하자 명원제는 깊이 숨을 쉬며 속으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쾌함을 느꼈다. 그는 호비에게 말했다.
"짐은 오랫동안 지금처럼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
호비가 웃으며 말했다.
"남편, 더 이상은 그 자칭을 쓰시면 안 돼옵니다. 그렇지 않으면 평상복 차림으로 민정을 살피는 것은 의미가 없사옵니다."
명원제가 말했다.
"익숙해져서 한동안 고치기 어려울 것 같은데… 무엇이라 자칭하는 것이 좋을까?"
"늙은이? 노인네?" 목여 태감이 옆에서 농담을 하였다. 태감도 기분이 좋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농담을 건넸다.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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