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76화
주명취를 떠올리고
원경릉이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 “그래서?”
우문호가 원경릉에게 말했다. “오해는 하지 마. 지금 뭘 하려는 게 아니라 일깨워주고 싶을 뿐이니까. 절대로 속지 말라고, 주명취에게 조금의 호감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이야. 주명취와 어릴 때부터 죽마고우였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답답한 게 구역질이 나.”
원경릉은 그럴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우문호의 진지한 표정을 보니 진짜 속속들이 싫은 기색이 역력해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졌다. “그래? 그럴 필요 없어. 지금 알면 됐지. 사람은 어짜피 다 죽는 걸. 됐어.”
“맞아, 사람은 다 죽어. 그러니 됐다고 치는 수밖에.” 우문호가 ‘치는 수밖에’ 라는 말을 강조하는 게 역시 분이 안 풀리는지 조금 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인정하지 않으면 어쩔 건데? 주명취가 나랑 일곱째를 속였고, 그때 하마터면 일곱째가 그 손에 죽을 뻔 했다고. 심지어는 당신이랑 우리 아이를 죽이려고 까지 했어. 그런데도 난 그저 됐다고 치는 수밖에 없는 거야. 주명취는 이미 죽었으니까.”
씩씩거리며 여전히 분이 안 풀리는 목소리였다.
그는 어엿한 태자로 죽은 사람한테 뭘 어쩌자는 건 절대 아니였다.
그리고 주명취는 이미 치를 수 있는 최고의 대가를 치렀는데, 그것이 바로 죽음이다. 하지만 우문호는 계속 죽음이 가장 큰 대가가 아니라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정말로 그렇게 주명취가 미워?” 원경릉은 원래 사람이 죽으면 모든 게 연기처럼 사라진다고 생각하기에 우문호가 지금도 주명취를 뼈 속 깊이 증오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우문호가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뗐다. “미워하냐 마냐는 정말 말할것도 없지만, 나는 단지 한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악행을 저지르며 여러 명의 목숨을 없애기 위해 기도하고 실행하려 했다는게 믿겨지지가 않아. 비록 성공은 못했지만 이런 극악무도한 마음을 품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했으니 말이야. 난 그 자식 손에 당한 사람의 목숨이 훨씬 크고 귀할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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