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83화
이리 나리는 가만히 우문령의 말을 듣고 있었다. 우문령은 점점 눈을 반짝였는데 볼도 더욱 발그레해 지는 것이 자신의 말이 진심이 가득하고 대충 넘기려는 게 아니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리 나리는 천천히 우문령의 부드러운 손을 쥐며 말했다. “혼례를 치르고 몇년간 한 침대에서 같은 이불을 덮고 잤지만 한번도 당신에게 손 대지 않은 건 세가지 부분을 고려했기 때문이야. 첫째는 당신 몸이 좋지 않은 거야. 일단 당신이 나와 함께 몸을 나눈다면 아들 딸을 낳아 키워야 하는데, 거자탕을 다 알아봐도 전부 찬 성분의 약 위주더군. 그래서 제일 좋은 방법은 당신이 몸조리를 먼저 하고 나이가 더 차서 아이를 낫는 것으로 그게 덜 위험해. 두번째는 내가 비록 장사치나 절반은 강호인이라 할 수 있으나 우리는 신분이 다르고 자라온 배경도 다르다는 점이였어. 당신은 궁궐에서 존귀하게 자랐고 난 시장과 강호에서 이리저리 구르며 살았지. 당신이 만약 더러운 세속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엔 우리는 혼인해서는 안되는 사이가 되는 거지. 세번째는 내가 방금 당신에게 말한 것처럼 어명으로 마지못해 나에게 시집와서 후회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어. 앞에 두개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당신이 날 사랑하는가 하는 것 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문제니깐. 그리고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지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니까. 당신에게 후회할 충분한 시간을 준 건 우리가 진정한 부부가 되는 날엔 상대방의 손을 놓지 않고 평생을 함께 하자고 말할 생각이였어.”
우문령은 눈가에 물기가 맺혔다.
이리 나리는 줄곧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였다. 심지어는 하루 종일 한마디도 안 하는 경우도 있어서 방금 그의 말은 한 글자 한 글자 우문령의 마음을 때려 영혼을 뒤흔들어 놓았다. 우문령은 전에 이리 나리가 자신의 몸을 보양 시키는 것이 자신과 몸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서 하는 일종의 변명이 아닐까 추측했었다.
하지만 우문령은 차마 도저히 물어볼 수가 없었다. 한 번 뱉은 뒤 답을 듣고 나면 모른 척 되돌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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