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31화
녕홍소는 말을 마친 후 단숨에 술을 석 잔 들이키고는, 잔을 가득 다시 채워 안왕에게 한 잔을 드렸다.
넉 잔이나 마셨지만, 녕홍소는 조금도 이상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고, 여전히 조용히 두 사람의 평가를 기다리는 자세를 하고 있었다.
안왕비는 몰래 안왕과 눈빛을 교환하였다. 그녀는 이 아이가 참으로 책임감이 있다고 느꼈다.
안왕의 눈빛에도 잠시 그런 감탄의 빛이 스쳤으나, 이내 사라졌다. 겨우 술을 몇 잔 마셨다 하여, 어찌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냐는 생각인 것 같았다.
안왕이 과거 안왕비를 맞이하고자, 혼담을 꺼내러 갔을 때 마셨던 술 항아리를 쌓으면 말보다도 높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안왕은 더 이상 녕홍소를 곤란하게 하지 않고, 녕재상과 회포를 풀기 시작했다.
안왕이 금나라 황제의 계략에 휘말려 황후 책봉에 참석했을 때, 바로 녕재상이 그와 위왕을 성안으로 맞이하였다. 어린 황제가 그런 소동만 벌이지 않았다면, 안왕은 약속대로 녕재상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을 것이었다. 하지만 결국 약속을 이루게 되었다.
그동안 안왕이 한 잔 마실 때마다, 녕홍소는 두 잔씩 따라 마셨다. 그렇게 한참을 마시고, 먹으며 두 사람은 집안 이야기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이야기도 나누었고, 다시 집안 이야기를 시작했다.
안왕과 녕재상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으나, 녕홍소의 안색은 변함이 없었고, 여전히 꼿꼿이 앉아 안왕이 무엇을 묻는지 살필 뿐이었다.
이에 안왕은 불만스러웠다.
본디 술을 마신 후, 인품이 어떠한지 보려했지만, 녕홍소의 주량이 이렇게 뛰어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무엇을 묻든, 거침없이 대답하여서 도저히 속을 알 수도 없었다.
비록 겉보기엔 손색이 없으나, 사람의 마음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술기운이 오른 안왕은 넓은 손바닥으로 녕홍소의 어깨를 내리쳤다. 그 덕에 녕홍소는 깜짝 놀랐다.
"홍소야, 방금 듣자 하니, 기화를 스승으로 모시고 있다고?"
녕홍소가 답했다.
"그저 국사의 지도를 받을 기회가 있었을 뿐, 아직 부족한 터라 스승으로 모신 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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