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46화
바로 그때, 한 손이 불쑥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거센 빗소리를 뚫고 낮은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렸다.
“이봐요, 불 좀 있습니까?”
그는 상대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꺼져!”
마침 대형 화물차가 도착했다. 그가 손에 들고 있던 붉은 천을 높이 흔들자, 화물차가 그의 앞에 멈춰 섰다.
그는 담배꽁초를 던지고 들뜬 마음으로 차 쪽으로 뛰어나가려 했다. 하지만 손이 다시 뻗어 왔고, 그의 어깨를 잡아채더니, 순식간에 뒤로 던져 버렸다.
그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놀란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한 남자가 우산을 들고 그를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비 내리는 밤에 그런 미소를 짓자, 범인은 못내 무서웠다.
그는 뭔가가 손을 감싸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 뭔지 확인하기도 전, 몸이 붕 떠오르며 그대로 끌려갔다. 화물차 운전사는 이 광경을 보더니, 황급히 차를 몰아 달아났다.
“가지 마... 가지 말라고...”
범인은 목 놓아 외치며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누군가 그의 가슴을 밟았다. 범인은 숨이 막힐 듯한 아픔에, 기절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다음 장면이야말로 진짜 공포였다.
우산을 든 남자는 앞에서 우아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상대가 그를 잡아끌지도 않았지만, 그는 분명 끌려가고 있었다. 그의 몸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해 강제로 앞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오직 빗물이 그의 손목 주위에서, 그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어렴풋이, 앞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법을 좀 어기겠군. 이제 고속도로로 들어간다.”
그와 동시에 강한 힘이 범인의 몸을 밀어 올렸다. 그는 공중으로 날아가, 도로 옆에 세워져 있던 자동차 안으로 쾅 하고 떨어졌다.
자동차 문이 자동으로 닫혔고, 이내 엔진이 걸렸다. 운전석에는 그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는 콧노래를 부르며, 웅덩이가 있는 곳을 지나쳤다. 차가 덜컹거리자, 남자는 한층 즐겁게 휘파람을 불었다.
잠시 후, 휘파람이 멈췄고,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님, 안전벨트 하세요. 이제 경찰서 가서 따뜻한 차 한잔하시죠.”
그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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