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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그는 강압적으로 강나리도 함께 끌고 가라고 지시했다. “하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넌 끝이야.” 이내 보디가드가 강나리의 팔을 세게 움켜쥐자 상처에 생긴 딱지가 벗겨지며 핏물 어린 살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녀가 아무리 해명해도 유재훈은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그저 앞만 보고 걸어갔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송하나는 흰옷 차림으로 천문대 난간 끝에 서 있었다. “선생님, 제발 때리지도, 욕하지도 마세요. 알겠죠? 제가 일부러 선생님이 남학생이랑 놀아난 걸 퍼뜨린 건 아니에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강나리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노골적인 혐오와 경멸이 섞여 있었다. “아, 나 저 여자 알아. 얼마 전에 연못에 빠졌던 사람 아니야?” “진짜 뻔뻔하네. 나 같으면 자살했을 거야.” “유 대표님은 진작 이혼해야 했어. 난 저 아가씨가 훨씬 어울린다고 봐.” 유재훈의 등장과 함께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다. 곧,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강나리를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장 사과해. 그리고 약속 하나만 하자. 네 가족과 네 결백을 걸고 다시는 하나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얼음처럼 차가운 말에 강나리가 미처 대답을 하기도 전에 보디가드들은 그녀를 잡고 땅바닥에 강제로 무릎을 꿇게 했다. “강나리, 이건 너를 위해서야. 그래야 외부에도, 하나에게도 설명이 되지.” 이윽고 이마가 몇 번이고 바닥에 부딪히자 누군가는 그녀를 향해 침을 뱉었고 누군가는 돌을 던졌다. 그 사이에서 유재훈은 낮은 목소리로 송하나를 달래며 공주처럼 안아 들었다. 밤은 깊어졌고 하늘에는 9개의 별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제 곧 시작이다. 강나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시선을 다른 곳에 돌리고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옆을 지나가던 두 사람을 붙잡았다. 그녀는 차분하게 송하나를 한 번 바라본 뒤,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세게 뺨을 내려쳤다. 전혀 예상도 못 한 공격에 송하나는 피하지도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너 미쳤어?” 유재훈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본능적으로 허리를 숙여 송하나를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강나리는 그녀의 등을 발로 짓밟았고 이내 피가 하얀 드레스 위로 뚝뚝 떨어졌다. “유재훈, 그때 네가 한 맹세... 아직 기억나? 하늘과 땅 앞에서 맹세했지. 이 인연을 저버리면 은혜도 의리도 모두 끊고 이생에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담담한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하늘에서는 9개의 별이 이상한 빛을 내며 반짝였다. 유재훈은 심장 박동이 전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더 빠르게 뛰어 인상을 썼다. 지금, 땅바닥에 누워있는 송하나는 계속 아프다며 울부짖었다. “강나리, 너...” 그는 숨이 가빠지는 와중에도 무의식으로 강나리의 손목을 잡았지만 그녀는 거칠게 뿌리쳤다. “옥패 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건 내가 쓴 휴서야. 네가 이혼하지 않겠다면 내가 널 버리는 수밖에 없어.” 이내 9개의 별이 딱 맞물리는 순간, 강나리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나왔고 번개와 천둥이 몰아치는 하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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