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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서로의 목적지는 꽤나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고인성은 늘 가는 길이라고만 했다. 아마도 이게 그의 표현방식인 듯했다. 차 안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고요했고 송유리는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고 있었으며 고인성은 손에 태블릿을 든 채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송유리는 유난히 잠잠한 고인성에 고개를 돌려 그를 살짝 훔쳐보았다. 차창을 뚫고 들어온 햇빛이 비쳐서 그런지 턱선이 더 살아나서 정말 하나의 조각상 같았다. 높은 콧대와 날이 선 얼굴 윤곽은 어디 하나 모난 데 없이 참 조화로웠다. 태어날 때부터 고귀함과 우아함을 갖추고 태어난 듯한 그가 법적 남편이라니, 예전의 송유리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매번 말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송유리 본인 때문이었다. 부모님도 없는 고아가, 배경도 없는 평범한 대학생이, 변변한 일자리 하나도 없는 자신이 감히 고인성의 짝이 될 수는 없었기에 송유리가 그동안 대답하기를 망설여왔던 것이다. 하지만 운명은 어느 때나 그렇게 야속했다. 그때 태블릿을 보던 고인성이 고개를 돌리자 송유리는 얼떨결에 그와 눈을 마주치게 됐다. 깜짝 놀란 송유리는 마치 나쁜 일을 하다 걸린 아이마냥 빠르게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자 고인성이 그녀에게 태블릿을 내밀며 물었다. “청원 모델 오디션 한다는데 지원 안 했어?” “그것도 알아요?” “내가 사장인데 왜 모르겠어.” “그런 일까지 관여하냐는 뜻이었어요.” “...” 그 말에 고인성은 답을 하지 못했다. 물론 이런 작은 일엔 원래 관여하지 않았었지만 담당자가 보내온 지원자명단에 경성예대 학생들로 가득한데 그 와중에 송유리의 이름은 보이질 않아서 고인성은 이상하게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청원의 오디션은 지원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싶어 물은 것이었다. “그래서 정말 지원 안 했어?” “했죠.” “너희 학교에서 명단 보내왔는데 네 이름은 없었어.” 고인성이 태블릿을 건네주자 송유리가 의아해하며 명단을 샅샅이 훑어보았다. 학년별로 이름이 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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