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화
손에 들린 청소기와 사뭇 진지한 도우미의 표정을 번갈아 보던 송유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딘가 상했지만 남의 집에서 괜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그냥 참기만 했다.
남의 소파를 더럽힌 것도 잘못이니 송유리는 그저 빨리 치우고 이 모든 게 끝나기만을 바랐다.
청소기 전원을 꽂은 뒤, 송유리는 작은 틈새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청소했다.
부스러기가 다 사라진 것 같아 보이자 다시 도우미에게로 고개를 돌렸는데 가만히 서서 자신이 청소하는 걸 지켜보는 도우미의 모습에 송유리는 어이가 없었다.
고인성의 아내인 자신이 청소하는 걸 이 집 도우미가 지켜본다라, 송유리는 정말 이게 맞는 건가 싶었다.
“청소 안 하세요?”
“여기서 사모님 청소하는 거 보고 있잖아요. 아직 어려서 이런 거 할 줄 모르니까 내가 지켜봐 주는 거예요. 내가 안 보면 대충할 거잖아요.”
“...”
헛웃음이 절로 나오는 말이었지만 자신도 도우미와 마찬가지로 고인성의 직원이나 다름없었기에 송유리는 가까스로 화를 참아냈다.
나이가 많은 직원에게는 원래 다들 예의를 차리니 송유리는 속으로 참을 인을 애써 새기며 대꾸했다.
“안 봐주셔도 되니까 가서 할 일 하세요.”
“안되죠. 여자는 현숙해야 해요. 이런 집안일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요. 남편 내조는 어떻게 하는지 그런 것도 다 배워둬야 하는 거예요. 마침 시간 있으니까 내가 가르쳐줄게요.”
“필요 없어요.”
“지금도 봐요. 내가 좋은 마음으로 가르쳐 주려고 한 건데 본인이 도리어 짜증을 내고 있잖아요. 나 이 바닥에서는 꽤 유명해요 일 잘하기로. 다들 나한테 배우고 싶어서 안달인데 내가 먼저 가르쳐주면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미 여러 번 참아주었지만 송유리는 화를 내는 건 자신의 기력을 낭비하는 일인 것만 같아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대답했다.
“안 가르쳐주셔도 돼요.”
“안 가르쳐줘도 된다고요? 그래요. 그럼 오늘 이 집 청소 한번 해봐요. 안 배우고 얼마나 잘하는지 어디 한번 보게.”
“...”
참고만 있으니 정말 만만해 보였던 건지 점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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