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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그런데 아무리 재벌 집이라고 해도 사람한테 이러는 건 아니지! 동생도 너무하네 진짜.” “아, 아직 못한 얘기가 있는데.” “뭔데?” “그 동생이 나 때리려고 달려오길래 내가 피했거든요. 그래서 걔가 유리 조각 위로 넘어져서 피 엄청 많이 흘렸어요.” “아, 이제야 속이 시원하네!” 흥분한 황이진이 면봉을 쥔 손에 힘을 주자 상처가 쓸린 송유리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미안미안, 너무 좋아서 그만.” “괜찮아요.” 깜짝 놀란 황이진이 다급히 그녀의 상처를 불어주며 약을 마저 발라주었다. “다시 집에 갈 거야?” “오늘은 별로 안 가고 싶어요.” “그럼 나랑 같이 자자. 우리 오랜만에 보는 거잖아.” “좋아요!” 어차피 그럴 생각이었어서 송유리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저녁, 둘은 한 침대에 나란히 누워 못다 한 얘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너 남자친구 너무 꼭꼭 숨기는 거 아니야? 나한테 언제 보여줄 거야? 내가 괜찮은 사람인지 한 번 봐줄게.” 송유리는 황이진을 꼭 안은 채 자꾸만 내려오는 눈꺼풀을 억지로 올리며 답했다. “기회 되면 보여줄게요. 그런데 그 사람이 허락할지는 모르겠어요.” “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데 그래?” “대단하죠. 아무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네 부탁도 안 들어줘?” “힘들 걸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힘든데?” “...” 황이진은 그새 잠들어버린 송유리를 보며 웃음을 흘렸다. 그녀의 이불을 잘 덮어준 황이진은 마음이 복잡해져서 천장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정아는 황이진을 처음 만났을 때 이미 며느리에 대한 요구를 얘기한 적이 있었다. “착하고 집안에 아무 문제 없는 아가씨면 다 환영이에요. 물론 제일 중요한 건 우리 호진이 마음이죠. 호진이가 좋아하는 아가씨라면 나도 반대 안 해요.” 화목하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서 자란 주호진은 정직하고 착했지만 가끔은 고지식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장점이 워낙 많은 사람이라서 그 정도 단점은 눈에 잘 띄지도 않았다. 그런 주호진이 싫을 리가 없었지만 황이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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