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6화
“물론입니다, 손님.”
“그럼 룸으로 안내해주세요.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쇼핑할 기분까지 망치고 싶진 않거든요.”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안내해드릴게요.”
본인은 송유리 때문에 가방까지 질렀는데 이대로 떠난다고? 한유현은 재빨리 따라나섰다.
“나도 함께 들어갈래!”
송유리가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쳐다봤다.
“죄송한데 저 사람 따라오지 말라고 하세요. 별로 안 친하거든요.”
“네, 알겠습니다.”
매장 직원은 곧바로 한유현을 가로막았다.
“손님, 필요한 거 있으시면 저한테 말씀하세요. 없다면 그냥 나가주실래요? 뒤에 줄 선 손님들 입장해야 해서요.”
별안간 줄을 선 사람들도 구경을 멈추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살 거면 빨리 사고 없으면 나가.”
“백 하나 사는데 뭐 이렇게 오래 걸려? 고작 900만 원짜리잖아.”
“거지충!”
한유현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녀도 명품 백이 없는 건 아니다. 전에 서지훈한테 선물 받은 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스스로 이렇게 비싼 가방을 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몇 가닥 남지 않은 체면을 챙기려면 지금 쇼핑백을 들고 쓸쓸하게 퇴장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결국 송유리를 향한 불만을 품고 매장을 나서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잠깐! 아까 볼 때 이마에 밴드 붙인 것 같은데? 뭐야? 얼굴을 다쳤어? 잘됐네!’
송유리가 워낙 예쁘장하게 생기다 보니 밴드 붙인 것도 미처 발견하지 못하다가 이제야 떠올랐다.
청원 모델 준결승 영상과 사진 제출 마감이 이번 주이고 결과는 다음 주말에 발표된다. 송유리가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
룸.
테이블 위에는 고급스럽고 화려한 디저트와 티 세트가 놓여 있었다. 누가 봐도 재벌가 아가씨들이 즐기는 애프터눈 티를 연상시키는 완벽한 구성이었다.
황이진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유리야, 넌 대체 어디서 이런 카드를 구해온 거야?”
“남편... 남자친구한테서요.”
“남자친구가 나이가 좀 많아?”
송유리는 머쓱한 듯 웃어 보였다.
“너무 많은 편은 아니에요...”
이에 황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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