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화
한 마디로 고인성을 웃겨 버렸다.
이미 다 깼으면서도 입만 살아서 버티는 거였다.
“자기야, 눈 와.”
이불에 싸인 송유리가 몸을 꿈틀거리더니 겨우 눈을 떴다. 이불이 조금 밀리면서 분홍빛이 감도는 흰 어깨가 드러났는데 거기엔 고인성의 흔적이 선명히 나 있었다.
고인성은 개처럼 들러붙는 것도 모자라 깨물기까지 했다.
그의 흔적이 온몸에 가득했는데 다른 사람들 눈에 띄면 어쩌나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가정폭력 의심받을 게 뻔했다.
그녀는 이불을 꽁꽁 둘러쓴 채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함박눈이 하늘에서 천천히 흩날리며 내려왔다. 하룻밤 사이 쌓인 눈으로 도시는 온통 하얀 세상이 되어있었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고인성이 말했다.
“올해 경성 첫눈이네.”
경성은 북쪽 지방이라 눈이 오는 건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첫눈은 늘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러게요. 진짜 예뻐요.”
“나가서 볼래?”
“네.”
송유리는 대답했지만 움직이지 않고 고인성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고인성이 불쑥 말을 꺼냈다.
“옷 입는 거 도와줘야 해?”
“먼저 나가 있어요.”
“내가 못 본 곳이 어디 있다고 그래?”
고인성은 한쪽 무릎을 침대에 올린 채 몸을 숙여 송유리의 목을 감싸더니 그녀의 어깨에 입맞춤했다.
“잊어버린 거야? 다시 복습시켜줘야겠네.”
송유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
고인성은 그녀를 잘 아는 남자였다.
송유리는 깜짝 놀라 목을 움츠리며 고인성의 빳빳한 옷을 움켜쥐었다.
“오늘... 학교 가야 해요.”
“휴강 내면 되지.”
“나는 모범학생 상 타야 한다고요.”
“...”
고인성은 결국 학교의 명예에 패배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했는데 뭐라도 얻어야 할 것 같아 송유리의 입술을 덮쳤다.
살짝 맛보는 정도가 아니라 강렬하게 입술을 문지르며 자신의 불만을 표현했다.
송유리가 눈물을 글썽일 때야 겨우 놓아주고 옷 입는 것을 도왔다.
“오늘 날씨 추우니까 따뜻하게 입어.”
“네.”
송유리는 옆에 놓인 옷을 집어 입으며 비로소 정신을 다시 차렸다.
간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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