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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의금부라니?!’ 의금부라는 말이 나오자 이원의 동공이 순간 수축되었다. 얼굴에 처음으로 노골적인 거부의 기색이 떠올랐다. “세자빈, 의금부는 그런 곳이다. 살아서 나오는 법이 거의 없는 곳이다...” “숙빈이 소첩을 해치려 할 때 저하께서는 제가 죽을 뻔하였다는 것을 생각하셨습니까?” 최윤영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저하께서 이를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제 목숨은 저하께 아무 의미도 없다는 말씀입니다.” 말을 잇기도 전에 그녀는 거칠게 기침을 했고 이번에는 정말로 피가 입술에 배어 나왔다. 이원은 크게 놀라 어의를 부르려 했으나 최윤영은 그를 밀쳐내고 이원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지금 약조하지 않으신다면 이 병도 더는 고칠 필요가 없습니다.” 전각 안이 숨 막히듯 고요해졌다. 모두가 숨을 죽였다. 송유서는 바닥에 꿇은 채 자신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들었다. 쿵쿵 가슴을 뚫고 나올 듯한 소리였다. 긴 침묵 끝에 이원의 목소리가 낮게 흘러나왔다. “...알겠다.” 송유서는 순간 고개를 확 들었다. 그러나 이원은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저하!” 녹주가 비명을 지르며 털썩 무너져 내렸다. 미친 듯이 머리를 찧자 이마에 피가 맺혔다. “숙빈마마께서는 막 출산하셨고 독화살까지 맞아 몸이 이미 무너졌사옵니다. 더는 형벌을 견디실 수 없사옵니다. 목숨이 위태하오니 부디 자비를 베푸시옵소서. 세자빈마마께서도 부디 용서해 주시옵소서. 소인이 대신 벌을 받겠사옵니다.” 녹주는 울부짖으며 기어 나오다시피 하여 이원의 옷자락을 붙들려 했고 곧바로 최윤영에게 매달리려 했다. “녹주, 물러나거라!” 송유서의 외침이 뒤늦게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녹주의 손이 치마 끝에 닿기 직전에 최윤영은 큰 화를 입은 듯 몸을 떨더니 그대로 침상에서 굴러떨어졌다. “마마!” 전각 안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원은 급히 최윤영을 안아 들었다. 최윤영은 그의 품에 기대어 몸을 떨며 울부짖었다. “보세요, 저하. 하찮은 몸종 하나가 감히 저를 능멸하여 침상에서 밀어 떨어뜨리려 했습니다. 저들은 참으로 소첩을 죽이려는 것입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이원을 올려다보았다. “위아래를 모르는 계집이 주모를 범하였사오니 법도에 따라 곤장으로 다스리셔야 합니다. 지금 당장 명하시지요.” 곤장이라는 말에 송유서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녀는 이원을 올려다보며 처음으로 절망에 가까운 눈빛을 드러냈다. “아니 됩니다, 저하. 녹주는 죄가 없습니다. 그저 주인을 지키려 했을 뿐이옵니다. 소첩이 의금부에 가겠습니다. 어떤 형벌도 달게 받겠사오니 녹주만은 살려 주시지요.” 송유서는 그대로 무너져 꿇어앉아 머리를 바닥에 내리찧었다. 한 번, 또 한 번. 둔중한 소리가 차가운 바닥을 울렸고 동시에 이원의 가슴을 세차게 두드렸다. 이원은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피를 토하며 매달리는 최윤영과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애원하는 송유서, 그리고 겁에 질려 바닥에 주저앉은 몸종... 관자에 핏줄이 불거지고 머리가 송곳으로 찌르는 듯 아파져 왔다. “저하...” 최윤영의 눈빛에는 노골적인 압박이 담겨 있었다. “저하...” 송유서의 얼굴에서는 피와 눈물이 뒤섞여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원은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떴다. 갈등과 마지막 연민은 차갑고도 단호한 결단으로 덮여 있었다. 그는 한 후궁과 한 몸종 때문에 최윤영을 이토록 마음 상하게 둘 수 없었다. 송유서에 대해서는 나중에 보상하면 될 일이었다. 배로 보상하면 그만이었다. “여봐라.” 갈라진 목소리였으나 명령은 분명했다. “세자빈을 범한 이 몸종을 끌어내어 곤장으로 처하라.” 송유서가 미친 듯이 달려들었으나 곧 제압당했다. 바깥에서는 둔중한 곤장 소리와 녹주의 짧고 처절한 비명이 이어졌다. 그 소리는 한 번, 또 한 번 송유서의 심장을 내리찍어 오장육부를 산산이 부수는 듯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 채 마침내 밖이 잠잠해졌다. 이때 한 병사가 들어와 이원에게 고했다. “저하, 이미 숨이 끊어졌사옵니다.” 그 말을 들은 송유서는 벼락을 맞은 듯 굳어버렸다. 비틀거리며 일어나려다 피를 토해내고는 눈앞이 캄캄해지며 그대로 쓰러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의금부의 형방에 있었다. 낮고 습한 천장과 좁은 창으로 스며드는 희미한 빛, 그리고 어깨뼈에서 시작되어 온몸을 꿰뚫는 통증까지... 그녀는 다시 정신을 잃을 뻔했다. 그녀는 힘겹게 고개를 숙여 어깨에 감긴 두꺼운 붕대를 보았다. 붕대는 이미 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어깨가 그대로 관통당한 것이다. 이는 의금부가 중죄인을 다루는 고문 수법으로 아무리 몸이 강한 자라도 힘을 쓸 수 없어 그저 처분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날 이후, 송유서에게는 평생 씻기지 않을 끝없는 형벌이 시작되었다. 가시 박힌 채찍이 살을 가르며 내려쳤고 은침이 손톱 사이로 파고들었다. 정신을 잃을 때면 항상 찬물을 가져와 억지로 정신이 들게 했다. 그 외에도 이름조차 알 수 없는 형벌들이 이어졌고 그것들은 모두 육신을 짓밟고 정신을 꺾기 위해 존재했다. 처음에는 극심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으나 이내 그럴 힘조차 남지 않았다. 그녀는 텅 빈 공허한 눈으로 천장에서 물이 스며 나오는 이끼 낀 돌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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