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3화
“아저씨?”
진수혁의 말투에는 전혀 화난 낌새가 없었다. 표정 역시 여느 때처럼 태평했다.
“네!”
진하늘이 또렷하게 대답했다.
진수혁은 그의 작은 이마를 톡 건드리며 웃었다.
“그래.”
아저씨라면 나중에 이용해도 괜찮다는 생각이었다. 그가 자신을 친아빠 취급도 안 한다는 생각에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으니까.
진하늘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진수혁 다운 반응이 아니었다.
현관을 나서기 전 진수혁이 다시 돌아보며 말했다.
“네 엄마 발목에 물 안 묻게 잘 챙겨. 염증 생기면 곤란해.”
진수혁은 떠나기 전에 한 번 더 당부했다.
진하늘은 대꾸하지 않고 문이 닫히자마자 서지수의 손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지만 일부러 들리게 말했다.
“엄마, 우리 비밀번호 또 바꿔요!”
“그래.”
서지수가 바로 수긍했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던 진수혁은 둘이 분주히 번호를 바꾸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말없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스마트 도어락쯤은 코드 몇 줄이면 끝이라며 속으로 피식 웃었다. 물론 서지수는 그가 무슨 생각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서지수는 한참 고민한 끝에 새 비밀번호를 생각해 냈다. 기억하기 쉽지만 절대 못 맞힐 번호를 머리를 싸매고 겨우 만들어 낸 것이다.
문을 잠그자마자 진하늘이 죄책감 가득한 목소리로 불렀다.
“엄마.”
“응?”
“미안해요. 엄마가 아빠 보기 싫어하는 거 알면서도 비밀번호를 알려 줬어요. 아빠 때문에 불편했죠.”
“하늘이는 엄마 걱정해서 그런 거잖아.”
서지수는 다정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는 고맙게 생각해. 사과할 필요 없어.”
“엄마 진짜 너무 좋아요.”
진하늘이 꼭 안겼다.
서지수는 가슴이 따뜻해졌다. 며칠 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물었더니, 진하늘은 전과 똑같이 잘 지냈지만 그녀가 많이 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녀는 진수혁이 아이를 무척 아낀다는 걸 안다. 부모님만 안 오면 진하늘이 거기서 상처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그곳에 맡겨 두는 건 여전히 두려웠다.
둘은 조금 더 이야기한 뒤, 서지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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