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집으로 돌아온 윤재헌은 마음을 가다듬고 아무 일도 없던 듯 문을 열었다.
현관에 들어서자, 한세린이 환하게 웃으며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재헌아! 나 이제 살았어!”
윤재헌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
거실 한쪽에는 장미영과 한태성이 앉아 있었다.
한세린은 여전히 그의 품에 매달린 채, 들뜬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좋은 소식이 생겼어. 내 병이 오진이었대. 나... 이제 안 죽어.”
윤재헌의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그녀의 머리칼을 스치며 내려갔다.
그의 눈빛에 알 수 없는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정말... 오진이래?”
“그럼, 당연하지!”
흥분한 한태성이 의료 기록을 건네며 말했다.
“세린이는 그냥 양성 종양이었어. 제거만 하면 아무 문제 없다고 해. 그 엉터리 의사는 벌써 해고됐대.”
윤재헌은 고개를 숙여 서류를 차분히 훑어보았다.
잠시 후,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물었다.
“이 일, 서율이는 알고 있나요?”
그 한마디에 한태성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장미영이 대신 입을 열었다.
“사실 오늘 우리가 온 것도... 그 일에 대해 상의하려던 참이었어.”
그녀는 한동안 머뭇거리다가, 난처한 듯 시선을 내리깔았다.
“너랑 세린이가 이미 혼인신고도 마쳤고 결혼식까지 올렸잖아. 이제 세린이 몸도 괜찮아졌으니... 서율이와의 인연을 정리하는 게 어때?”
“그러니까... 서율이와 인연을 완전히 끊으라는 말씀이죠?”
장미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잠시의 침묵 끝에, 윤재헌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좋습니다.”
순간, 거실이 얼어붙은 듯 고요해졌다.
그 누구도 그가 이렇게 담담히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
“정말이야?”
한세린은 놀람과 기쁨이 뒤섞인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정말로... 나를 택한 거야?”
윤재헌은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러나 그 얼굴에는 아무런 온기도, 감정도 비치지 않았다.
“우린 이미 부부잖아. 처음부터 명분이 있던 사이였지. 서율이와 결혼한 것도, 결국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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