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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두 달 뒤, 한세린은 임신했다. 그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허공을 떠돌던 그녀의 마음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은 듯했다. 한세린은 임신테스트기를 손에 쥔 채, 기쁜 얼굴로 윤재헌을 찾아갔다. “재헌아, 우리... 아기가 생겼어.” 윤재헌은 그녀의 손에서 테스트기를 받아 들었다. 그는 말없이 그것을 바라보다가, 긴 손가락으로 표면을 천천히 훑었다. 한세린이 그의 목에 팔을 두르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 넌 안 기쁜 거야? 혹시... 서율이 생각하는 거야?” 윤재헌의 손끝이 그녀의 허리를 살짝 조였다. “괜한 말 하지 마. 아이한테 안 좋아.” 그의 목소리는 짧고 절제되었다. 그는 곧바로 산부인과 검진을 이틀 뒤로 예약했다. ... 그날 밤, 윤재헌은 홀로 베란다에 서서 담배를 피웠다. 하얀 연기 너머로 또다시 한서율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가 출국한 이후, 한 번도 먼저 연락해 온 적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매일 오지훈을 통해 그녀의 소식을 보고받았다. 방금 도착한 사진 속 한서율은 골목길에서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있었다. 햇살이 어깨에 내려앉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따뜻했다. 윤재헌은 휴대폰 화면을 손끝으로 천천히 어루만지며 그리움에 잠겼다. 그녀를 찾아가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아직... 복수가 끝나지 않았어. 지금 서율이 앞에 선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변명뿐이야...’ 그는 한서율이 겪은 모든 아픔을 되갚아준 뒤에야, 한 인간으로서 다시 그녀 앞에 설 자격이 생길 거라 믿었다. ... 이틀 뒤, 오지훈이 한세린을 데리러 왔다. 차에 오른 그녀는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들떠 있었다. “나 이번엔 꼭 아들 낳을 거야. 재헌이 회사에 힘이 돼야지. 그래야 진짜 완벽한 부부잖아?” 운전석에 앉은 오지훈은 백미러로 그녀의 미소를 바라보았다. 순간, 그의 눈빛에 잠시 연민이 스쳐 갔다. 차는 오래 달려 인적 드문 외곽 도로에 멈췄다. “도착했습니다, 사모님.” “여기가... 병원이야?” 창밖을 바라보던 한세린이 눈썹을 찌푸렸다.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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