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강지수를 본 순간 현재현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7개월 동안 그는 매일 강지수와 다시 만나게 되는 꿈을 꾸었다. 그런데 꿈이 현실로 되니 함부로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그의 꿈일까 봐. 게다가 자신을 증오하는 강지수의 눈빛을 마주할 자신도 없었다.
“지수야...”
그는 나직하게 그녀를 불렀다.
강지수는 그를 힐끗 보다가 차갑게 시선을 돌려 현진우를 보았다. 현진우는 살면서 남의 눈치를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처음으로 강지수의 눈치를 살피게 되었다. 조금 불편해진 그는 작게 헛기침했다.
“그동안 많이 진정된 것 같아서 재현이를 불러온 거야. 바람을 피운 건 재현이가 잘못한 건 맞지만 사망을 조작한 너에게도 잘못이 있잖아. 난 너희 둘이 앉아서 천천히 얘기를 나눴으면 해.”
그러자 강지수는 차갑게 픽 웃었다.
“천천히 얘기를 나눠보라고요? 현진우 씨, 만약 현진우 씨가 결혼하고 아내가 바람을 피워 다른 남자와 아이까지 낳았다면 용서할 수 있겠어요? 심지어 2년 동안 현진우 씨를 속이고 매일 현진우 씨의 집에서 뒹굴고 있는데 정말로 천천히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진우는 그녀의 말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옆에 있던 현재현은 창백해진 안색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현재현.”
강지수는 그를 불렀다.
“내가 사고를 조작한 이유도 더는 너와 아무런 사이도 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야. 이젠 내가 살아있다는 걸 들켰으니 사실대로 말할게. 나와 너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 꿈 깨. 네가 아무리 나한테 질척대며 사과한다고 해도 난 용서해 줄 생각이 없거든.”
그러더니 침묵 후 다시 말을 이었다.
“그날 네가 박예지와 숲속 쉼터 침대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문밖에서 전부 듣고 있었거든. 난 너희 둘 목소리를 평생 잊을 수 없어. 정말로 옛정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널 보기만 해도 그날이 떠올라서 토하고 싶으니까.”
현재현은 그녀의 말에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서둘러 그녀에게 달려가 손을 잡으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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