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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오수아의 주먹이 단단히 쥐어졌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만큼 힘이 들어갔고, 그녀는 비웃듯 미소를 지었다. “안지호, 독하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그가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너와 결혼하는 거.” 오수아는 어이없다는 듯 눈을 찌푸렸다. “나 이미 결혼했어. 남편도 있다고.” 안지호의 눈가에 비뚤어진 웃음이 스쳤다. “누나, 굳이 그 얘기를 자꾸 꺼내야 해? 나 그 말 들을 때마다 기분이 나빠지거든. 내가 기분이 나빠지면... 아이들이 괜찮을까?”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섬뜩했다. “나랑 가. 사흘 뒤에 결혼식 올리면, 그때 아이들은 돌려줄게.” 말투는 담담했지만, 그 속엔 단단한 강요가 있었다. “누나, 생각할 시간은 충분했지. 싫으면, 나도 더는 강요 안 해.” 그가 몸을 돌리자 오수아는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다. “좋아, 갈게. 그러니까 내 아이들 먼저 풀어줘!” 안지호의 얼굴에 천천히 미소가 번졌다. “누나, 착각하지 마. 누나는 나랑 협상할 자격이 없어. 내 말 잘 들으면, 결혼 후에야 아이들을 보내줄 거야.” 그녀는 이를 악물었지만, 지금은 저항할 여지가 없었다. 박이현을 자극이라도 하려는 듯 안지호는 오수아의 손을 억지로 잡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순식간에 연회장 전체가 술렁였다. 모두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섰다. “박 대표님, 사흘 뒤 꼭 오세요. 저랑 오수아 씨 결혼식이에요.” 그 말 한마디에 장내가 웅성였다. 모두의 시선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오수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눈빛만큼은 분명했다. 원치 않는 일이었다. 박이현의 표정이 단숨에 싸늘해졌다. “심도윤, 네 목숨 한 번 건진 걸 다행으로 알아. 다시 내 앞에서 이런 짓 하면, 이번엔 진짜 끝이야.” 안지호는 눈썹을 살짝 올렸다. “어떻게 알아봤어요?” 박이현은 코웃음을 쳤다. “너 말고 누가 이렇게 제정신 아닌 짓을 하겠어.” 안지호는 여유롭게 웃었다. “박 대표님, 너무 자신만만하신 거 아니에요? 누나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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